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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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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총선 때처럼" 국회 잔디밭에 등장한 방송부스…시민 출입은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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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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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1시45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1문 모습. 경찰이 시민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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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직원이신가요?"

14일 오후 1시45분쯤.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라는 중차대한 일정을 앞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정문 1문 출입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육중한 철문은 사람 두세 명이 나란히 지나갈 정도만 열려 있었고, 10여명의 경찰관이 일반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출근하는 국회 공무원들과 의원실 보좌진, 취재진은 출입증 제시를 요구받았다.

국회 밖에는 탄핵 가결을 바라는 정당과 국민들의 각종 집회가 열렸다. 점심쯤이 되자 국회의사당 정문부터 여의도공원 부근까지 인파가 몰렸다. 일주일 전 첫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와 비교해 사람들이 모이는 속도는 확연히 빨랐다.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집회는 이전과 달리 보이지 않았다.


"총선·대선 때처럼"…국회 안 등장한 방송 부스

국회의사당에는 모두 9개의 출입문이 있다. 국회 사무총장실에 따르면 14일 오후 1시 기준 정문 1문과 외곽 2·3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문이 닫힌 상태다. 정문 1문과 외곽 2·3문은 공무원증 또는 국회 출입증을 소지한 경우에만 출입이 가능하다. 차량의 경우 등록된 차량만 들어올 수 있는데 정문 1문은 집회 인파가 몰리면서 출입이 불가한 상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일부 경내에서 토론회 등 행사를 열겠다는 요구가 있었으나, 안전과 질서를 위해 행사 및 시민 출입을 제한했다. 다만 경찰에 국회 밖에 집회는 제한하지 말아달라 요청했다. 국회사무처는 경내 안전 유지를 위해 경찰에 국회 경비대 외 추가 병력을 배치해줄 것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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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안 잔디밭에 방송사 부스가 설치된 모습./사진=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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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안 잔디밭에서 '윤석열 즉각 사퇴와 탄핵 관철 비상농성'이 진행 중인 모습./사진=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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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경내 잔디밭에는 방송사 부스도 마련됐다. 국회 관계자는 "방송사의 (부스 설치) 요청이 있었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대한 국민 관심이 총선·대선에 준할 만큼 높아져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잔디밭 한 편에서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단식 농성도 진행 중이었다. 이날 오후 2시쯤 남인순·박홍근·이재정·김남희·권향엽·서미화 민주당 의원이 한데 모여 노래를 부르며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8일 윤 대통령 즉각 탄핵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민중가요 대신 K팝…추위 뚫고 모인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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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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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밖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는 이른 시각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1시쯤이 되자 국회 정문부터 여의도 공원까지 이어지는 400m가량의 6차선 도로를 가득 메울 정도의 사람들이 모였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사람들이 모이는 속도가 확연히 빨랐다. 지난주 첫 번째 탄핵안 표결 때 여의도 집회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15만명 규모로 열렸다.

민주당 지지단체와 유튜버 등은 제각각 천막 부스를 꾸린 채 집회 참여자들을 맞이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각종 간식·음료와 함께 '반란수괴 윤석열 체포'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 '즉각 탄핵' '내란범 윤석열' 등 내용이 적힌 손피켓을 나눠줬다. 각종 노동조합 단체들은 윤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내용의 '특별 호외'를 시민들에게 건넸고, 거리 곳곳에는 핫팩이나 따뜻한 물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들도 보였다.

집회 분위기는 유명 가수 콘서트나 축제를 연상케 할 만큼 밝았다. 곳곳에서 민중가요 대신 K팝 노래가 들렸고,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든 사람도 많았다. '깃발이 뭔가 간지나서 만들어온 사람' '편잠모'(편하게 잠을 자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등 재치 있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든 이들도 보였다.

국회 인근에서 보수 단체 집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민의힘 당사 일대에는 일부 유튜버가 생방송을 진행 중이었지만, 일주일 전 첫 탄핵안 표결 때 국회의사당 2번 출구 부근에서 열렸던 보수단체 집회(당시 오후 2시30분 기준 약 100~150명 참석)는 열리지 않았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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