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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금)

시리아 안정 원한다지만…제각각 셈법 속 미·튀르키예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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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블링컨 회담 후 '자국 안보' 위한 예방조치 계속 방침 천명

블링컨 "미·튀르키예 이익 공유" 자제 촉구…이스라엘은 노골 행보

연합뉴스

블링컨 미 국무장관 만난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오른쪽)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반군이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시리아 상황을 둘러싸고 각국의 각기 다른 셈법이 점차 갈등으로 표면화하는 모양새다.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재부상을 저지해야 하는 미국과 쿠르드족 분리주의 견제를 앞세우는 튀르키예 사이에 이해관계가 점차 극명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완충지대에 진입하고 대규모 폭격을 감행하는 등 더욱 노골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찾아 수도 앙카라의 에센보가 공항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났다.

미국이 지원하는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와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반군이 시리아 북부지역에서 벌이는 충돌에 대한 관리방안이 주된 의제가 됐다.

회담 후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국 안보를 위해 테러리스트로 여겨지는 모든 조직을 상대로 시리아에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블링컨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IS를 겨냥한 싸움에서 취약함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성명에 담겼다.

미국의 바람대로 IS 격퇴에 공조하겠지만 튀르키예의 안보이익과 직결된 쿠르드족 분리주의 세력 저지를 위한 조치도 계속할 것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튀르키예는 테러단체로 지정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견제 등을 명분으로 시리아 반군 일부를 지원해왔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책임 있고 포용적인 시리아 정부로의 이행을 지원하는 데 있어 미국과 튀르키예가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IS 격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시리아가 과도정부를 거쳐 안정을 찾아야 하는 민감한 시기에 튀르키예와 미국의 갈등이 두드러져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일종의 자제 촉구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인 미국과 튀르키예는 시리아 반군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붕괴를 지원했으나 이후로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아사드 정권 붕괴 직후 친튀르키예 반군인 시리아국민군(SNF)은 시리아 북부 만비즈를 공격했다. 만비즈는 SDF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IS로부터 탈환, 8년간 통치해온 지역이다.

미국의 중재로 양측은 일단 교전을 중단하고 휴전에 합의했지만 충돌 재발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자칫하면 아사드 정권의 갑작스러운 붕괴로 권력 공백 상태에 빠진 시리아에 소용돌이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의 행보는 더욱 공격적이고 노골적이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반군의 내전 승리 선언 직후 골란고원 점령지를 넘어 시리아 영토 안쪽 비무장 완충지대까지 진입했다. 1974년 설정된 완충지대에 유엔휴전감시군(UNDOF)이 주둔하기로 한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유엔은 당장 1974년 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안보상의 임시적인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영토 확장 의도에 대한 의구심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와 장거리미사일 등 전략자산 제거를 명분으로 시리아 전역을 폭격하기도 했다.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48시간 동안 이뤄진 공습만 약 480차례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다.

이스라엘군은 12일 발표에서는 "최근 며칠간 수백기의 전투기와 비행기를 동원해 시리아의 최대 전략무기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면서 시리아의 지대공 방공망의 90%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간 중동 긴장 상황에서 중재국을 자처해온 요르단은 14일 요르단 아카바에서 미국, 유럽연합(EU), 아랍 국가의 외교장관이 참여한 가운데 시리아 안정 방안을 논의한다고 이날 밝혔다. 아랍 지역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레바논, 이집트 등이 참여한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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