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의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에 있는 고인돌의 돌과 돌 사이에 PVC재질의 파이프가 놓여 있다. 이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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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백화점’으로 불리며 발굴 당시 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충북 청주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이 제대로된 관리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에 위치한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은 2167㎡ 규모로 2022년 말 충북도가 도비를 들여 조성했다. 이 고인돌들은 2700~2500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에는 이같은 고인돌 16개가 보존돼 있다.
11일 방문한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에는 사람 여럿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고인돌부터 축구공 크기만한 돌을 쌓아올린 고인돌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자리하고 있었다.
보존 상태는 좋지 않았다. 몇몇 고인돌에는 돌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플라스틱 파이프가 끼워져 있었고, 일부 파이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플라스틱 파이프 대신 나무가 고여져 있는 고인돌도 있었다. 유적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은 비 가림 시설이 있는 철골 구조물 하나가 전부였다.
이 공원은 충북도가 충북소방안전체험관 조성에 앞서 2020년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고인돌 유적이 무더기로 발견되자 보존을 위해 사업 부지 일부에 조성한 것이다. 발굴 초기 이곳에서는 고인돌 20여기, 청동기인의 전신 뼈, 마제돌칼과 화살촉 등 청동기시대 유구·유물이 발굴됐다. 또 발굴조사 결과 과거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고인돌군 위로 흙이 무너져내려 쌓였고 그 뒤에 다시 고인돌군이 조성된 것으로도 확인됐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의 고인돌 돌과 돌 사이에 PVC재질의 파이프와 나무가 끼워져 있다. 이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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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군이 상하층으로 존재하는 것은 전국에서 첫 번째 사례로 발굴 당시 학계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묘역식을 비롯해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있어 ‘고인돌 백화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학계와 대중들의 관심이 적어지면서 제대로된 관리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의 ‘고인돌 역사테마공원’ 전경. 이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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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지자체인 청주시는 예산상의 이유를 들며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의 관리·보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의 고인돌들은 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이 없어 관리 보존에 어려움이 많다”며 “문화재돌봄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공원의 제초작업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고인돌들이 더 많이 훼손되기 전에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장인 김범철 교수는 “고인돌 역사테마공원의 고인돌들은 충북지역에서 현존하는 최대 고인돌군로 수천 년 전 선조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지자체 차원에서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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