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불출석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출석 등을 놓고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불참했다. 연합뉴스 |
11일 오전 야당 주도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12·3 비상계엄 사태’ 현안 질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부재 상황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개회 요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조태열 외교장관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인사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불참했다.
외통위 간사인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사실상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가 지금 공백상태”라며 “미국이 한미동맹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결정적으로 외환시장과 한국 수출시장에 빨간불을 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지난 금요일 주요 5개국 주한대사들이 만나 만약 윤석열이 계속 대통령으로 있으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포함해 국제 정상회담 전체를 보이콧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계엄 당일 급하게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에게 연락했는데 이들이 전화기를 꺼놓고 있어 연락이 닿지 않자, ‘윤석열 정부 사람들하고 상종을 못 하겠다'는 취지로 본국에 보고했다고 주장하며 “외교가 마비돼 있다”고 비판했다.
위성락 민주당 의원은 “동맹인 미국까지 윤 정부와 심각한 외교 교섭을 하려하지 않는다”며 “윤 정부가 오랫동안 자유, 민주, 인권의 가치 외교를 주장해왔는데, 그 가치를 무너뜨리는 데 윤 정부가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곧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언급하며 “지금 각국은 물밑 접촉을 하기 위해 외교적 역량을 다 발휘하고 있는 시점이지만 우리는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까지 한국에 대한 여행자제 권고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야당 의원들은 회의에 불참한 여당 의원들을 성토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논의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외교·통일 장관을 출석시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여당이) 이 회의마저 회피한다는 건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강 의원은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방조하는 등 국지전을 유발해 국가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했다”면서 “국정조사를 통해 내란 동조행위의 진상을 밝혀내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날 엑스(전 트위터)에 “외교 대화의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지만, 김준형 의원이 언론에 필립 골드버그 대사의 발언이라고 주장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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