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2 (목)

"뭐요?" 임영웅VS"탄핵 공연" 이승환, 비상계엄 일주일 만에 뒤바뀐 '히어로' [연記者의 연예일기]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연휘선 기자] '건행'을 외치던 '히어로', 가수 임영웅이 정치적 발언을 거부하며 외줄을 타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탄핵 집회 공연까지 하며 목소리를 아끼지 않는 선배 가수 이승환이 반면교사로 비교되고 있다. 누구도 예측 못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주일, 연예계 시험대에 오른 스타들이 늘고 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의 정치적, 사회적 풍경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다행히 빠르게 계엄은 해제됐으나 정국은 탄핵이라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갔고 여진은 진행 중이다. 혼란과 긴장의 한가운데서 대중문화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가수 임영웅과 이승환은 비슷한 시기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임영웅은 지난 7일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한 사진을 SNS에 올렸다. "우리 시월이 생일 축하해"라고. 평소라면 환영받았을 그의 일상이었으나, 한 네티즌은 "이 시국에 뭐하냐"며 문제 의식 없는 듯한 임영웅을 비꼬았다. 이에 임영웅의 '버튼'이 눌렸다. 곧바로 "뭐요"라는 답을 보낸 것. 이어 해당 네티즌이 위헌으로 계엄령을 내린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네요. 앞 번 계엄령 나이대 분들이 당신 주 소비층 아닌가요"라고 직설적인 비판까지 하자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며 응수했다.

평소 임영웅이라면 하지 않았을 법한 행보가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후 소속사가 사실 여부까지 밝히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며 비판적인 여론이 더해졌다. 다수의 대중은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스러웠던 상황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임영웅이 함께 목소리를 내주지 않는 것에 비판했다. 반대로 임영웅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의견도 존재하는 상황. 단, 임영웅의 해명 없는 침묵에 대한 비판은 공통적으로 나오는 중이다.

OSEN

비슷한 시기 또 다른 가수 이승환은 전혀 상반된 행보와 평가를 받고 있다. 임영웅이 '정치적' 선택적 침묵을 택한 시간, 이승환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 누구보다 활발하게 SNS로 팬들과 소통을 이어왔다. 논란 당시 소극장 공연 '흑백영화처럼'을 진행 중이었던 만큼 공연에 대한 공지는 기본, 시국에 대한 솔직한 심경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계엄 해제까지 마음 놓을 수 없다", "할 말 많은 오늘" 등 팬들의 고민을 함께 하는 사소한 표현들도 혼란스러웠던 대중에게 위로로 다가왔다.

이승환의 발언들은 단순한 소통을 넘어 사회적 책임감을 담은 개인의 선택으로 읽혔다. 과거에도 다양한 사회적 현안들에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이승환이다. 비상계엄이라는 중대한 사태에도 대중예술가로서의 역할을 깊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평이다. 이에 그의 SNS 댓글에는 "이런 때일수록 이승환 같은 예술가가 필요하다"는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OSEN

비상계엄 사태를 규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즉각적인 파면을 촉구하겠다고 나선 시민들 다수가 LED 응원봉과 재치있는 문구가 담긴 깃발을 들고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람에 불어도 꺼지지 않는 촛불, 어떤 배후가 아닌 개개인이 움직인다는 거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들이다. 일반 시민들의 행보에 어떤 손익이 아닌 소신 있는 정치적 선택만이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러한 결심들 앞에 임영웅의 모습은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적어도 임영웅의 한 마디에 팬클럽 '영웅시대'의 응원봉이나 팬덤 굿즈들은 여의도에서 꺼내기 민망한 것이 돼버렸으니. 사실 여부조차 밝히지 않고 침묵을 고수하는 그의 발언과 태도가 대중의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그만큼 비상계엄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이 '대중문화예술인'이라는 연예계가 대중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를 극명히 대비시켰다.

동시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의 행보는 우리의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냐고. 현실감을 잃은 예술은 가치를 잃기 쉽다. 반문과 침묵마저 정치적 손익이 담긴 결과라는 것을 간과한 임영웅, 시국의 엄중함에 노개런티 집회까지 나서는 이승환. 적어도 이 시국의 진짜 '히어로'가 누구인지는 분명해 보인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SNS 출처, 드림팩토리 제공.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