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비 리터당 휘발유 3.6원↑·경유 6.5원↑
유류세 인하폭 단계적 축소..."부담 더 커질 것"
국내 주유소 평균 가격 추이/그래픽=이지혜 |
비상계엄령 이후 탄핵 정국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 국내 원유 도입 부담도 커지고 있다. 유류세 인하폭 축소 이후 두 달째 치솟은 기름값 부담이 더욱 무거워질 우려가 큰 이유다. 불안정한 정치·경제 상황에 따라 환율이 추가로 가팔라질 수 있단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1원 내린 1426.9원으로 마감됐지만 여전히 장중 1430원대를 오가면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전날 환율의 주간 종가(15시 30분)는 1437.0원으로 지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2년 1개월 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계엄령 선포 이전인 11월 29일 기준 1394.7원에서 10여 일 만에 40원 넘게 치솟은 것이다.
환율 급등의 여파는 금융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원자재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의 원유 도입 부담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유가 자체만 보면 최근 사태 전후로 큰 변동이 없었다. 뉴욕상업거래소 일별 시세에 따르면 계엄령 선포 이전인 11월 29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의 배럴당 가격은 71.35달러였다. 지난 9일 기준으론 71.96달러다.
눈여겨 볼점은 국제유가에 환율을 적용, 환산한 원화 도입 비용이 크게 벌어진단 것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을 적용, 원화로 환산한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은 9만9512원 수준이다. 이달 9일 기준으론 배럴당 10만3407원 정도다. 실제 거래 가격과 일치하진 않지만 일별 환율에 따른 원유 도입 비용 부담을 고려한 계산이다. 이러한 비용 상승분만 고려하면 국내 기름값이 약 4%가량 오르는 셈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주유소 기름값이 8주 연속 상승중인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4.12.08. /사진=이영환 |
문제는 앞으로다. 시장 일각에선 탄핵 정국 이후 불안한 정치 상황과 경제 정책의 지체 등을 근거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단 비관적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정부의 유류세 환원 조치로 국내 기름값 부담이 커지는 구조에서 환율 상승이 오름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셈이다. 통상 원유 도입 비용은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유소 평균 기름값은 8주 연속 뛰고 있다. 12월 첫째 주(12월 1일~5일) 휘발유 판매가는 리터(ℓ)당 1641.9원으로 직전 주 대비 3.6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유 판매가는 1482.3원으로 6.5원 올랐다.
기름값 상승의 주된 요인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 조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부터 휘발유에 적용되는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20%에서 15%로,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30%에서 23%로 낮췄다.
다만 기름값 부담을 누를만한 대안은 부재하다. 정부는 세수 부족 등 재정 여건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폭을 단계적으로 축소, 정책을 종료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지 않는 이상 기름값 부담은 점차 커지는 상황이 유력한 셈이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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