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케빈 나 주장 맡은 아이언 헤드 GC 팀에서 경기
장유빈. 사진 KPGA |
한국 프로골프(KPGA) 투어의 블루칩 장유빈(22)이 사우디가 후원하는 LIV 골프로 간다. 골프 관계자에 따르면 장유빈은 내년 LIV 골프 이적을 확정했고 11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장유빈의 에이전트사인 올댓스포츠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으나 부인도 하지 않았다. 장유빈과 LIV는 비밀유지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유빈은 13일(한국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PGA 투어 Q스쿨 최종전에 출전 예정이었지만 가지 않았다. 이에 앞서 장유빈은 지난주 아시안투어 2024시즌 최종전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1, 2라운드에서 LIV 소속 한국계 선수인 케빈 나, 대니 리와 함께 동반 경기했다. LIV 측에서 장유빈을 노리고 한국계 선수들과 한 조로 묶어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장유빈은 이 대회 참가 후 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 출전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장유빈은 LIV의 첫 한국 선수로 케빈 나가 캡틴으로 있는 아이언 헤드 GC 팀에서 경기하게 된다.
아이언 헤드 GC는 케빈 나와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 미국 교포 김시환 등이 뛰었다. 올해는 김시환이 빠졌지만 한국계가 주류였다.
아이언헤드는 성적이 좋지 않아 뛰어난 선수가 필요했으며 LIV에서 한국 시장을 노리고 만든 팀이라 한국 선수가 필요했다. 장유빈이 딱 맞는 선수다. 아이언헤드는 한국 기업을 스폰서로 얻기 원한다.
LIV 골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오일머니로 2022년 창설했다. 매 대회 총상금 2500만 달러에 우승상금 4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베팅해 골프계와 PGA 투어를 뒤흔들었다. 존 람,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캐머런 스미스 등 스타선수들을 빼가 PGA 투어와 갈등을 빚었다.
존 람은 이적료 6억 달러 설이 나오는 등 스타 선수들은 큰 돈을 받고 LIV로 옮겼다. 그러나 메이저 우승자들이었고 장유빈은 그만큼의 이적료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IV는 올해부터는 선수 스카웃에 큰 돈을 쓰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퀄리파잉을 거치지 않고, 사이닝 보너스를 받고 간 건 LIV가 장유빈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장유빈은 실력은 물론 폭발력과 드라마, 쇼맨십에 인성까지 겸비한 완벽한 6각형 패키지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한 후 프로에 데뷔한 장유빈은 올 시즌 신인으로 군산CC 오픈 등 2승을 거뒀고 상금왕에 올랐다. 또한 제네시스 대상과 최저타수상(69.4), 톱10 피니시상과 장타상(311.3야드) 등 5관왕이 됐다.
장유빈의 목표는 PGA 투어 진출이었으며 앞으로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겠다는 의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이적은 PGA 투어 진출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LIV에서 준 기회를 일단 잡은 모양새다.
13일 열리는 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은 5명 밖에 뽑지 않아 컨디션에 따라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
장유빈의 미래는 알 수 없다. PGA 투어 선수들은 LIV에 진출했던 선수들의 복귀를 막고 있다. 메이저대회 등에 출전하려면 월드랭킹 포인트를 따야 하는데 골프계에서는 LIV에는 점수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양측의 화해를 유도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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