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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시리아 반군지도자 “알아사드, 시리아를 이란 탐욕 위한 ‘농장’으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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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스쿠스 대모스크에서 공식 승리 선언

조선일보

아부 모하메드 알줄라니 시리아 반군 사령관이 8일 다마스쿠스의 우마이야 모스크에서 군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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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시리아 반군 지도자 아부 모하메드 알줄라니가 8일 수도 다마스쿠스의 우마이야 대모스크에서 공식적으로 ‘승리’를 선언했다. 그가 이끄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반군은 이날 새벽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했다. 알아사드는 수도 함락 직전 비행기로 시리아를 탈출, 러시아 모스크바로 피신했다.

알줄라니는 이날 밤 대모스크의 단상에 올라 “오늘의 승리는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억압받던 사람들의 자유와 존엄을 되찾은 일이다”라며 “우리 형제들 모두에게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늘 우리는 시리아가 정화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이 승리로 감옥에서 고통받던 사람들과, 무자헤딘(성전 투사)들이 속박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알아사드 정권 치하에서 시리아는 이란의 야망을 위한 종파 갈등의 온상이 됐다”며 “알아사드는 시리아를 이란의 탐욕을 위한 농장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란과 그 대리인 역할을 해온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알아사드 정권의 최대 후원세력이라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우마이야 모스크는 시리아 최대 이슬람 성지 중 하나로, 역사·종교적 ‘정통성’을 상징한다. 그가 이곳에서 승리 선언을 한 것은 알아사드 이후 자신과 HTS의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날 대모스크에 입장하는 알줄라니를 향해 수백 명의 군중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환호했다.

HTS는 시리아 내 알카에다 지부로 시작했으나 2016년 알카에다와의 공식적인 관계를 끊고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로부터는 여전히 테러 조직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수 년간 온건 노선을 추구하며 대외 이미지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왔다.

알줄라니도 최근 자신의 본명 ‘아흐메드 알샤라’를 내세우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HTS가 ‘시리아 내 온건 반군 지도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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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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