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전쟁시 "유럽이 제일 큰 어려움 처할 것"
"비상 수준 금리 예상, 유럽 투자자들 낙관 경향" 일침
"ECB 터미널 금리 낮춰 유로화 가치도 더 떨어질 듯"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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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정책 입안자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무역전쟁 및 이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비상’ 수준으로 다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ECB는 2022년 7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8년 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금리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9월 4.5%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올해 4월까지 5차례 연속 동결했고, 인플레이션이 완화하자 지난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앞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현재 기준금리는 3.4%다.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과 마찬가지로 ECB의 정책 경로에 있어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 자산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패키지에 대비하면서 지난 9월 말 이후 큰 영향을 받았다.
유럽의 투자자들은 ECB가 역내 수출업체들의 전망 악화를 상쇄시키기 위해 예상보다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에 베팅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5% 이상 하락했다. 현재 1유로는 1.06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FT는 “스와프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ECB가 예금금리를 현재 3.25%에서 최대 1.75%까지 낮출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핌코의 글로벌 고정수익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앤드류 볼스는 시장 예상보다 ECB의 금리인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은 (전 세계 각국과) 다양한 분쟁을 야기할 것이고, 최악의 상황이 도래했을 때 가장 어려운 건 유럽이 될 것”이라며 “ECB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쁜 결과가 발생할 경우, 중앙은행은 더 낮은 수준의 정책금리로 전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어 “ECB가 터미널 금리(정책금리의 최종 도달점)를 더 낮출 것으로 본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터미널 금리 인하를 위한 충분한 여유(room)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로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스 CIO는 또 “유럽은 스스로 상당히 온건한 경로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낙관적인 결과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최근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으로 경제적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선 볼스 CIO 역시 암울하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프랑스의 예산 위기가 미셸 바르니에 정부의 붕괴로 이어지긴 했지만, 정부 부채가 더이상 악화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근 프랑스와 독일의 10년 만기 차입 비용 격차는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볼스 CIO는 이에 대해 프랑스의 공공 재정에 대한 전망이 더 나빠졌음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다른 유럽 국가로 우려가 확산하지 않은 것은 투자자들이 프랑스의 위기가 블록의 통화 시스템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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