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선포된 비상계엄으로 취소가 논의되다가 비상계엄이 해제되면서 4일 정상적으로 열린 K3·K4리그 시상식. [사진 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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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출렁이게 한 비상계엄령 여파는 스포츠계에도 적잖은 혼란을 야기했다. 지난 3일 밤 발동한 비상계엄령이 4일 새벽에야 해제돼 각종 경기와 이벤트, 시상식 등이 ‘취소와 강행’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오락가락했다.
직격탄을 맞은 종목은 야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두 가지 굵직한 프로야구 행사를 치를 예정이었다. 대전에선 KBO가 주재하는 윈터미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10개 구단의 프런트 실무진이 참석해 올 한 해를 정리하고 새 시즌의 골격을 정하는 자리다. 지난 2019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5년 만에 다시 열리는 행사라 안팎의 기대감이 컸지만 예정에 없던 비상계엄으로 개회조차 하지 못했다.
같은 날 경기도 포천시의 한 골프장에선 제41회 야구인 골프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 또한 3일 비상계엄령 발동 직후 전격 취소됐다. 행사 주관을 맡은 KBO는 다음날 일찍부터 참석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움직여야 하는 점을 고려해 발빠르게 취소를 결정했다.
농구와 배구도 긴장 가득한 밤을 보냈다. 한국농구연맹(KBL)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한국배구연맹(KOVO)은 4일 경기를 취소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일부 종목은 긴급회의까지 준비했지만, 4일 새벽 비상계엄이 사실상 무력화되자 경기 일정을 정상적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구단의 문의가 쇄도해 각 종목단체 관계자들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축구계도 비상계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일단 대한축구협회(KFA)는 4일 K3·K4리그 시상식을 정상적으로 치렀다. 한때 시상식 취소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비상계엄이 해제돼 당초 정한 일정대로 진행했다. 프로축구 K리그를 관장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또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정상적으로 열린다”고 공지했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일단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정국이 불안정해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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