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발표하는 장면이 방송을 통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6시간만에 계엄을 해제한 가운데 미국 CNN 방송이 “부패 혐의를 중심으로 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는 이제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했다.
3일(현지시간) CNN은 “윤 대통령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몇 주째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이번 계엄령 선포 배경을 그의 ‘허약한 정치 기반’, ‘낮은 지지율’에서 찾았다.
매체는 “윤 대통령은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0.7%포인트(p)라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 당시 일부 유권자들은 상대 후보(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더 싫어서 윤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고 말했는데, 이는 변화에 대한 명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윤 대통령은 검사 출신에 정치 초년생으로 국내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는 CNN에 “외부인이라는 점이 윤 대통령이 당(국민의힘)내 입지를 제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CNN은 이에 따라 보수파 지도자들에게서조차 이번 윤 대통령의 계엄령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빠르게 나온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에서도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계엄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뉴스1 |
CNN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여러 스캔들에 휩싸여 있다고 전하며 “이것이 그의 취약한 인기를 갉아먹고 있다. 계엄령 이전에 실시된 가장 최근의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19%에 불과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 사건을 지휘해 탄핵을 이끌어낸 검찰총장으로 이름을 알린 건 아이러니하다”며 “그가 이번 계엄령을 정당화한 근거 중 하나가 민주당의 검찰 수뇌부 탄핵 발의였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몇 시간 만에 (계엄) 명령을 철회했다”며 “수천 명의 시위대는 서울에서 거리로 나와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계엄령 선포에 대해 “아시아에서 미국의 소중한 동맹국 중 하나(한국)에서 정치적 혼란을 초래했으며, 평화적인 반대를 억압하고 경찰국가를 만들었던 전후 독재정권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켰다”면서 “그러나 윤 대통령의 책략은 긴박한 밤사이에 역효과를 낳았으며 서울에서 해가 뜰 무렵에 그는 한발 물러섰다”고 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날 홈페이지에 빅터 차 한국석좌 등이 작성한 문답 형식의 글을 통해 “새벽 계엄령은 해제됐지만 윤 대통령의 국내적 생존 가능성( survivability)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면서 “계엄령 선포를 뒤집기 위한 국회의 신속한 움직임, 지지율이 10%대인 대통령에 대한 거리 시위 확산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몰락(demise)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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