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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대만 뉴웨이브의 거장 허우 샤오시엔의 명작 '밀레니엄 맘보'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다.
허우 샤오시엔은 지난 수십 년간 대만 뉴웨이브 영화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은 감독이다. 시나리오 작가, 조감독 등을 거쳐 1980년 직접 각본을 쓴 '귀여운 여인'으로 데뷔했으며, 이후 '고향의 푸른 잔디'를 통해 '대만의 아카데미시상식'으로 불리는 금마장에서 감독상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낭트3대륙영화제에서 최고상인 골든 몽골피에상을 수상한 '펑꾸이에서 온 소년'을 시작으로 '동년왕사', '비정성시', '희몽인생' 등 내놓는 작품마다 언론과 평단의 지지를 받으며 전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허우 샤오시엔은 한 개인 혹은 가족의 미시사를 통해 사회의 거시사를 조명하고 동시대의 문제를 탐구하는 감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자전적 요소가 다수 포함된 '성장 4부작'('펑꾸이에서 온 소년', '동동의 여름방학', '동년왕사', '연연풍진')에서는 고정된 앵글, 감각적인 롱테이크, 자연스러운 연기 등 허우 샤오시엔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연출 스타일을 기반으로 하여 대만의 가슴 아픈 현대사를 아이 혹은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어진 '현대사 3부작'('비정성시', '희몽인생', '호남호녀')은 1947년 대만 전역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대량으로 학살된, 대만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인 '2.28 사건'을 비롯하여 대만 현대사의 이면을 보다 본격적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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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완벽한 미장센, 경탄스러운 리듬, 시간을 다루는 독창적인 방식 등 형식적으로도 진일보한 모습을 보이며 "허우 샤오시엔은 동경의 대상이자 내 영화의 아버지"(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영화를 매우 좋아하고, 그에게 영향을 받았다"(이창동 감독), "허우 샤오시엔은 가장 뛰어난 중화권 감독"(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 등 내로라하는 거장들이 앞다투어 사랑하는 독보적인 시네아스트로 거듭났다.
타이베이의 네온 불빛 아래, 방황하는 청춘 비키가 사랑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세기말 러브레터 '밀레니엄 맘보'는 감독 스스로 '현대 3부작'으로 일컫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젊음은 피자마자 시들어버리는 꽃과 같다. '밀레니엄 맘보'는 시간을 통해 그 젊음을 이야기하는 영화다"라는 노감독의 애수에서 시작된 이 영화는 시대를 초월한 톱스타 서기의 압도적 매력, '화양연화'의 공동 촬영감독으로도 잘 알려진 아시아 최고의 촬영감독 마크 리 핑빙의 황홀한 비주얼, 중화권 대표 영화음악가 임강의 감각적인 테크노 사운드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이 작품은 제54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첫선을 보인 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준에서 탁월한 성취"(Film Threat), "영화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시네마"(Asian Movie Pulse) 등 해외 유수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특히,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치매 투병으로 은퇴를 발표하며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가운데, 이번 4K 리마스터링 개봉은 그의 작품 세계를 다시 한번 조명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밀레니엄 맘보'는 2024년 12월 31일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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