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수어를 희화화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자 MBC가 고개를 숙였다.
2일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 제작진은 시청자 게시판에 "일부 수어 장면으로 심려를 끼친 점 사과드린다. 드라마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중요한 테마로 삼아 기획한 작품으로 농인들의 소중한 소통 도구인 수어를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사과했다.
이어 "다만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농인들과 한국 수어가 겪어온 어려움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 앞으로 작품을 완성하면서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2일 방송된 1화에서 수어 통역사 홍희주(채수빈)는 산사태 뉴스를 전달하면서 가운뎃손가락을 든 '산' 수어가 반복 송출되는 방송 사고가 벌어졌다.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비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의 소통 수단인 수어를 이런 식으로 모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수어 희화화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SNL 코리아 시즌2'에서 올림픽 소식을 중계하는 기자(모델 정혁)와 이를 수어로 통역하는 AI 로봇(배우 정상훈)의 모습이 연출됐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판정 논란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이 과정에서 정상훈이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수어 표현을 한 것.
이후 해당 장면이 논란이 되자 SNL 코리아 측은 영상을 삭제한 후 "올림픽 편파판정 이슈를 풍자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해당 영상은 삭제했으며, 본편에서도 삭제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소재와 표현에 주의를 기울여 즐거운 웃음을 드리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웹툰 원작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유연석, 채수빈 주연으로 협박 전화로 시작된 쇼윈도 부부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4회는 시청률 5.7%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주경제=전기연 기자 kiyeoun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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