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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이슈 제 22대 총선

체육회장 출마한 강태선 회장 "4년을 8년처럼…그게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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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야크 회장으로 체육회에 '경영·환경' 마인드 도입 역설

"LA 올림픽에 플라스틱 재활용 단복 입으면 얼마나 멋질까요"

연합뉴스

인터뷰하는 강태선 회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강태선 BYN 블랙야크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30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강태선(75) 서울시 체육회장 겸 블랙야크 회장은 스스로를 경영과 환경 전문가라고 말한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여러 후보 가운데 체육 행정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는 많아도, 경영과 환경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적임자는 자기라고 자신한다.

강 회장은 지난달 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관중이 없는 스포츠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제 관중이 찾아오는 체육을 해야 하고, 그게 경영이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체육에도 이를 접목해 체육인이 모범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체육회장 출사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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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를 후원할 당시의 강태선 회장(왼쪽 두 번째)
[강태선 회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 출신인 강 회장은 1970년대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산악 의류 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블랙야크를 키웠다.

1990년대부터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을 맡아 대한체육회 대의원, 서울시체육회 이사, 대한골프협회 이사 등을 거쳐 작년부터는 서울시체육회 회장에 올랐다.

한국 엘리트 스포츠는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아 선수 수급부터 근본적인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선수들은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이들에 대한 지원의 정당성 자체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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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서울시 선수단과 함께 한 강태선 회장
[강태선 회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른바 한국 체육의 위기에서 강 회장은 "비인기 종목도 관중이 많이 오면 인기 종목이 되는 거다. 사람이 안 와서 비인기 종목인데, 종목을 이벤트화해서 축제로 만들면 인기 종목이 된다. 안 팔리는 물건을 파는 게 영업이고, 그게 경영"이라며 50년 동안 기업인으로 축적한 경험을 대한체육회에서 발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회장이 특히 강조하는 분야는 환경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어젠다 2020에서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고, 2024 파리 올림픽 역시 이를 반영해 재활용품을 적극 활용하고 선수촌 채식 비중을 높였다.

강 회장이 운영 중인 블랙야크는 의류 원재료 가운데 재생 플라스틱이 23%를 차지할 정도로 회사 경영에 친환경을 적극 도입한 회사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티셔츠 하나를 만드는 데 페트병 8개 정도가 필요하고, 품질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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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강태선 회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강태선 BYN 블랙야크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30 mjkang@yna.co.kr


강 회장은 "대한민국 선수단 복장을 페트병으로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플라스틱 쓰레기만 줄여도 몇조원을 절약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나간 우리 선수들이 플라스틱 재활용 단복을 입고 '대한민국은 환경을 사랑합니다'라는 팻말을 들면 얼마나 멋지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재활용 소재 단복을) 내가 기증할 수도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입찰해서도 국가대표의 재활용 의류 착용을 추진하겠다. 지금 지구가 죽어가는 게 아니라, 인간이 죽어가는 것이다. 체육에 이를 도입하는 건 저밖에 못 하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체육의 미래를 위해서는 2036 서울 올림픽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게 강 회장의 생각이다.

현재 서울특별시와 전라북도는 2036 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 선언하고 대한체육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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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울 달리기에 참석한 강태선 회장(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
[강태선 회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시 체육회장으로 서울시의 올림픽 유치 의향서 작성에 힘을 보탰던 강 회장은 "지금 우리나라는 혼란기다. 이럴 때 국가적 이벤트로 국민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스포츠와 경제는 밀접하게 닿아 있다. 다시 하계 올림픽을 한다면, 우리도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 공간이 2032년이면 완공된다. 올림픽 하는 데 큰돈이 안 들어 흑자 올림픽이 예상된다. 경제적으로도 굉장한 이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강 회장은 "올림픽 유치는 열악한 체육인 처우 개선까지 해결할 수 있다. 올림픽이 열리면 지도자나 선수 처우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기대했다.

강 회장은 지난달 28일 이기흥(69) 현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 중인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을 방문해 이기흥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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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인 박창범(왼쪽) 전 우슈협회장을 방문한 강태선 회장
[강태선 회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 회장은 이기흥 회장의 문제점을 "독선"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했다.

그는 "단체는 합의체 공동 의식이 가장 중요한데 그게 무너졌다. 내가 아무리 옳아도, 상대방은 그게 아닐 수 있다. 이기흥 회장은 그걸 못 하고 있어서 독선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국민 지탄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반이기흥' 진영에서 논의 중인 체육회장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단일화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이기흥 회장을 떨어뜨리는 게 목적 아닌가. 그렇다면 (단일화를) 해야 한다. 그렇지만 목적이 없는 단일화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 회장은 체육회 개혁 방안으로 서로 신뢰하는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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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강태선 회장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강태선 BYN 블랙야크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1.30 mjkang@yna.co.kr


그는 "지금 정부(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 종목단체가 서로 못 믿는 게 문제다. 예산 집행을 기획부터 공동으로 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서로 자금 흐름을 다 들여다보게 되면 신뢰가 쌓일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인사는 전원 공개 채용으로 할 거다. 그게 신뢰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체육회장 도전을 놓고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고민이 길어지다 보니, 출마 선언도 지난달 11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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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 질의에 답하는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위원회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 사무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1.8 jin90@yna.co.kr


지난 10월 전국체육대회에서 현장 지도자들을 만나보고 체육이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 생각에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강 회장은 "방관하는 것도 공범이라는 생각으로 나오게 됐다. 평생 체육인으로 살았으니까 진짜 박수받으며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강 회장은 "8년 동안 4년만 일한 것 같이 한 사람도 있고, 4년을 8년 같이 쓰는 사람도 있다. 나는 4년을 8년 같이 일하겠다. 그게 경영"이라는 말로 재선 도전 없이 한 번의 임기에 약속한 것들을 이루겠다고 자신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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