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국가대표선수촌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국가대표선수촌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미 감사원 감사 대상에도 오른 대한체육회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상혁 부장검사)는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과 평창 동계훈련센터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인 선수촌이 검찰 압수수색 대상이 된 건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2월 기획재정부의 보조금 부정수급 현황 점검 결과 발표에 포함된 사안으로, 당시 기재부는 시설물 관리 용역 발주와 관련해 체육회와 낙찰 업체 간 유착 관계가 의심된다며 계약 금액 70억원을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의 요청에 따라 주무 부처인 문체부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이날 진천선수촌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계약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흥 회장 체제의 대한체육회에 대한 각종 비위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이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가운데 시작된 검찰의 강제수사가 체육회는 물론 체육계 전체로 확대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 회장 체제에서 조직 '사유화' 비판에 직면한 체육회는 문체부와 체육 정책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으며, 이 회장이 3선 출마 의사를 굳힌 최근에 이를 저지하려는 정부 차원의 전방위 압박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보도자료 살피는 기자 |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이달 10일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이 회장 등을 수사 의뢰하면서 양측의 대립은 극에 달한 듯 보였다.
점검단은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을 지적했고, 이 사안은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배당받아 수사 절차에 들어갔다.
문체부는 국조실 점검단의 발표를 근거로 관련 법에 따라 11일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여기에 전날엔 감사원이 체육계의 고질적·구조적 문제, 부당한 관행을 개선하겠다며 특별감사 착수를 선언하며 체육회는 더욱 코너에 몰렸다.
감사원은 지도자 및 선수 선발·지원·보호 실태, 대한체육회와 산하 종목 단체 운영의 구조적 문제, 예산 집행 과정상의 부조리 여부, 문체부의 관리·감독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입장 밝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자료 수집에 착수한 감사원은 다음달 27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선수들이 겪은 부조리나 인권 침해, 체육회와 산하 종목단체의 운영상 비리도 제보받기로 했다.
감사원 발표 하루 만에 검찰이 전광석화처럼 선수촌을 압수수색하자 체육회는 여러모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기흥 회장은 26일 대한체육회 회장선거준비TF팀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해 사실상 '3선 도전'에 착수했다.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 제출은 이 회장이 1월 14일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로, 이 회장은 직무 정지 상태로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직무 정지 통보에 대해선 법원에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법적 대응에 나선 바 있으며,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다음 달 2일 첫 심문기일을 앞두고 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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