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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3연패’ 사자의 야망 … 뚝심의 곰 ‘어게인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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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3연패’ 사자의 야망 … 뚝심의 곰 ‘어게인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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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감각 앞세운 두산, 팀 타율·기동력 앞서
20일 넘게 쉰 삼성, 장타력·마운드서 우위
한·미 프로야구의 챔피언을 가리는 코리안시리즈와 월드시리즈가 24일부터 7전4승제로 펼쳐진다. 올라올 팀들이 올라온 상황이라 명승부가 예상된다. 한국 야구팬들은 오전에 월드시리즈를 통해 야구의 진수를 맛보고 저녁에는 느긋하게 한국시리즈를 즐길 수 있다. 올 시즌 역대 최초의 정규리그 3연패를 이룬 삼성은 내친김에 통합(정규리그·한국시리즈) 3연패까지 노린다. 두산은 가을야구에 턱걸이 했으나 원래는 KIA와 함께 삼성의 3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팀. 이를 입증하듯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뒤집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양대 리그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리그 최고의 승률을 기록했다.

삼성 선수들이 2005년 10월19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이겨 4연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한 뒤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삼성 선수들이 2005년 10월19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이겨 4연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한 뒤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어게인 2005’ vs ‘어게인 2001’

삼성과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기는 2005년 이후 8년 만이다.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노리는 삼성으로선 2005년 한국시리즈의 4전 전승 우승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정규리그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것은 2001년이 유일하다. 이에 맞서는 두산은 단 한 번이었던 2001년 드라마에 희망을 건다. 2001년 정규리그 3위였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던 삼성마저 잡았다. 양 팀의 올 시즌 정규리그 전적은 9승7패로 삼성의 우위다.

◆ 양팀의 아킬레스건은?

체력에선 삼성의 우위다. 삼성은 3일 정규리그 마감 뒤 20일 넘게 쉬었다. 당연히 실전감각은 무뎌질 수밖에 없다. 반면 정규리그 4위 팀 두산은 8일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9경기의 대혈투를 치러 실전감각은 살아있을지 몰라도 체력 소모가 심했다. 그나마 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내면서 사흘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갖게 된 것은 다행이다.

삼성의 진짜 아킬레스건은 떨어진 실전감각이 아닌 부상 공백. 수비의 중심인 유격수 김상수와 2루수 조동찬이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출전이 힘든 상태다. 유격수와 2루수는 포수, 중견수와 더불어 ‘센터 라인’으로 불리는 핵심 포지션이다. 이 때문에 삼성의 장점 중 하나인 수비력에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백업 요원 정병곤과 김태완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 파괴력 vs 기동력

정규리그 팀 타율은 두산(0.289)과 삼성(0.283)이 1, 2위에 올랐지만, 팀 타선의 컬러는 기동력과 장타력으로 확연히 갈린다. 삼성은 김상수와 조동찬의 공백이 기동력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두산은 이종욱을 비롯해 정수빈, 오재원, 민병헌 등 언제든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팀 도루도 1위(172개)다. 반면 삼성은 95개로 8위에 그쳤다.


기동력은 떨어지지만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삼성이 앞선다. 삼성은 최형우(0.305, 29홈런, 98타점)와 박석민(0.318, 18홈런, 76타점)에 채태인(0.381, 11홈런, 53타점)이 중심타선을 이룬다. 여기에 프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지만 큰 경기에서는 언제나 중요한 한 방을 때려내는 ‘국민타자’ 이승엽(0.253, 13홈런, 69타점)이 6번 타순에서 화력을 지원한다.

두산 선수들이 2001년 10월16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현대 유니콘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이겨 한국시리즈행을 결정지은 뒤 모자를 벗어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두산은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마저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세계일보 자료사진

두산 선수들이 2001년 10월16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현대 유니콘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이겨 한국시리즈행을 결정지은 뒤 모자를 벗어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두산은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마저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세계일보 자료사진


◆ 마운드는 삼성의 우위?


투수력은 삼성의 우위가 점쳐진다. 삼성은 공동 다승왕(14승) 배영수를 비롯해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등 토종 10승 투수를 4명이나 배출했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MVP 유희관과 노경은으로 맞선다. 다만 정규리그 삼성전에서 3승, 평균자책점 1.89로 강했던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가 포스트시즌 들어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것이 걱정거리다.

선발 맞대결을 백중세로 치더라도 불펜싸움에서는 삼성이 압도한다. ‘끝판대장’ 오승환을 비롯해 안지만, 심창민, 권혁, 신용운 등 양과 질에서 모두 앞선다. 반면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불안한 불펜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최대한 선발진이 버텨줘야 마운드 싸움을 대등하게 이끌 수 있다.


◆ 사령탑 지략싸움도 관전포인트

단기전은 더그아웃의 수싸움이 승패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 변수가 된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사령탑으로 부임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러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정규리그에서는 안정된 경기 운영을 특징으로 하는 류 감독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 투수 2명을 한 경기에 배치하는 ‘1+1 전략’ 등 과감한 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큰 경기 운영 미숙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조기 탈락했지만 올해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며 예행연습을 마친 상황이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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