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펌프차 등 2대 등 8분만에 현장 도착
빠른 출동에 "신속하게 진압 잘했다" 격려해
지난 18일 오후 3시 40분쯤 상주시 화산동 한 논두렁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한 남성은 당시 119에 "길 건너서 논두렁에서 연기가 난다"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대형 펌프차 등 2대 등을 현장에 출동시켰고 그중 1대가 8분 만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비교적 좁은 면적에 지푸라기 등 잡풀이 타고 있었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소방 출동 태세를 점검하겠다며 일부러 논에 불을 지르고 소방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은 '갑질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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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씨는 이날 낮 상주소방서 행정감사를 마친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펴놓은 것이었다. 연기는 이들이 젖은 짚단 등에 불을 질러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을 본 도의원들은 "신속하게 출동해서 진압을 잘했다"라고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신고도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공무원이 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의원들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노조는 경북도의회에 강하게 항의했다. 김주철 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 노동조합 경북 위원장은 "도의원들의 갑질이고 권한 남용"이라며 "정기 훈련, 불시 출동 훈련까지 따로 있는데 무슨 짓이냐"고 비판했다.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이날 상주소방서에서 행정사무 감사를 마치고 구미소방서로 이동하던 중 이러한 점검을 기획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들은 행정사무 감사 기간 도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현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는 가을철 산불 예방 기간이었다. 불은 당시 유일하게 라이터를 가지고 있던 김진엽 건설소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불을 지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 논두렁이 굉장히 축축해서 연기만 나고 화염이 제대로 붙지도 않았다"라며 "경북소방 출동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늦고 그중에서 상주가 또 최하라서 점검했다"라고 말했다. 박순범 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은 "최근 경북 영양에서 소방차 물 분사가 되지 않아 주민의 집이 전소된 일이 있었다"라며 "분사 여부 점검 차원에서 빈 논에 모닥불처럼 불 한 줌을 놨다"고 밝혔다. 이어 "점검 과정에 불편한 점이 있었으면 앞으로는 보완해서 점검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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