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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첫발 뗀 ‘신도시 재건축’…사업 성공의 최대 관건

중앙일보 이승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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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첫발 뗀 ‘신도시 재건축’…사업 성공의 최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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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는 1987년 노태우 당시 대선 후보의 공약인 ‘주택 200만호 건설’에서 출발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해 부동산값이 폭등하면서 정치적 위기로까지 이어지자 1989년 초 중동·평촌·산본에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안정 없이 인근 땅값만 더 오르자, 같은 해 4월 당시 논밭이나 다름없던 분당과 일산을 추가 신도시로 전격 지정했습니다. 그해 바로 착공해 불과 2년 뒤인 1991년 9월 분당에 첫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5개 신도시 약 30만 가구가 모두 완공된 것은 1996년입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가 ‘아파트’로 획일화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27일 선도지구 발표에 따라 그 1기 신도시의 정비사업, 즉 재건축이 시작됩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지난 대선 여야 후보 모두의 공약이었던 점, 코로나19 이후 저금리로 인한 아파트값 폭등이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한 점 등은 신도시 건설 당시와 비슷합니다. 반면 급속한 고령화로 인구 증가는 멈췄고,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수도권 집중 현상은 심화했습니다. 30여년의 세월이 도시를 새로 지어야 할 정도의 시간인지, 획일적인 아파트 주거 문화가 바람직한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당장 수십만 가구의 아파트를 새로 짓는 과정에서 환경 문제, 분담금 문제 등 갈등 요소를 어떻게 피할지도 관심사입니다.

하지만 더 좋은 주거 시설에 대한 욕구는 훨씬 커졌고, 주기적인 주택 가격 불안을 잠재우려면 안정적인 공급은 필수적입니다. 1기 신도시 과정에서 지적된 여러 부작용을 피하고, 지속 가능한 신도시 건설의 모범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승녕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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