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영예를 안은 김택연(두산 베어스)의 시선은 이제 세이브왕으로 향해 있었다.
김택연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수상했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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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천중, 인천고 출신 우완투수 김택연은 올 시즌 찬란한 한 해를 보냈다. 2024년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은 그는 올해 60경기(65이닝)에서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올렸다. 데뷔시즌이었음에도 마무리 투수 보직을 꿰차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은 김택연은 투표에서 총 101표 중 93표를 받으며 일생에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김택연은 “기사를 봤을 때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가 고졸 신인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정도로 (조)병현(SSG랜더스)이 형이나 (곽)도규(KIA 타이거즈)형, (최)지강(두산)이 형이 좋은 활약을 했다. 좋은 후보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즌 끝날 때까지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문)동주(한화 이글스) 형이 수상 소감에서 트로피 무게가 무겁다 했다. 저도 들었는데 생각보다 무거워서 깜짝 놀랐다. 순간 수상 소감을 잊어버릴 뻔 했다”며 “이름이 호명됐을 때 기분이 매우 좋았다. 마음은 많이 뛰었는데 표현하면 안 되기 때문에 많이 누르면서 소감을 전하려 했다. 제가 하려는 말을 다 하려 했고 감사한 분들을 놓치지 않고 다 말하고 싶었다. 그런 것들을 좀 더 신경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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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빼어난 레이스를 펼친 김택연이었기에 시상식 전 조심스럽게 만장일치 신인왕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단 아쉽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택연은 의연했다. 그는 “(만장일치 신인왕은) 당연히 어려울 거라 생각했다.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라 생각했다. 그것은 당연히 불가능 할 거라 생각했다. 기대하지 않았고 신인왕만 받으면 좋겠다 생각했다”며 “그만큼 차이 난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투표해 주신 기자님들께 감사드린다. 좋은 후보들이 많았는데 저를 투표해 주셨다는 것 자체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큰 존재감을 보였기에 김택연은 올 겨울 바쁜 일정이 예정돼 있다.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받아야 하는 까닭이다. 그는 “영광스러운 상을 많이 받는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평생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고 남은 야구 하는 동안 받을 수 없는 상”이라며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뜻 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팬 분들과 함께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배시시 웃었다.
이어 김택연은 “시즌 전에는 저에 대한 물음표가 많았다. 저도 저에 대한 물음표가 정말 많았다. 그런 물음표가 조금씩은 느낌표가 생길 수 있을 만한 한 해였다 생각한다”며 “70% 만족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이 아니었고 어려웠던 적도 많았다. 마지막까지 하면서 부족했던 점이 많았다. 부족한 점들이 많아서 만족하면 절대 안 된다. 만족하는 순간 나태해 질 수 있다. 좋은 시즌을 거듭할 수록 놓치고 있는 게 있는지, 안 하던 것이 있는지를 겨울 동안 잘 체크하면서 찾아봐야 한다. 제가 올해 부족했던 점들을 많이 보완할 것이다. 장점을 살리기 위해 그 부족한 점들을 많이 채워보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비시즌 기간 체력 향상과 좌타자 공략법을 찾을 거라고. 그는 “스태미너나 체력 쪽에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도 많이 채워야 한다”며 “좌, 우타자 중 좌타자들에게 좀 약한 모습이 있었다. 좌타자들을 상대할 때 확실한 승부구가 없었다. 그런 부분들을 많이 보완할 것이다. 세컨 피치의 완성도를 올리고 서드 피치에 대한 것도 타자가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드는 것이 제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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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무리 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참가는 김택연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다. 김택연은 해당 대회 3경기에 출전해 1.1이닝을 소화했지만, 평균자책점 20.25에 그쳤다. 한국도 목표했던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이 아쉬움을 잊지 않고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설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택연은 “정말 많은 교훈을 얻었다. 저에게는 정말 뜻 깊었던 국제대회다. 제가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승부할 수 있는 컨디션이라 생각해 과감히 승부했는데, 많이 맞아나갔다.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대회를 통해 느꼈다”면서 “아직 성장할 길이 많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마지막에 그런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 더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계속해서 그는 “이번 국제대회 때 좀 안 좋은 모습도 보였지만, 다음 국제대회 때 만회하기 위해 준비를 잘할 것이다. (2026 WBC까지) 어느 정도 기간이 있기에 좋아질 시간,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 대만이 이번에 우승했지만, 우리나라가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2026년에는 우리 팀도 그렇지만 대표팀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게 뽑힌다면 잘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택연은 “(2026 WBC에서) 상대해 보고 싶은 타자가 있다기 보다는 일단 이번에 졌던 일본, 대만 경기를 이기고 싶다. WBC는 더 어려운 멤버가 나온다. 어렵겠지만,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준비 잘한다면 잘할 수 있다. 누구를 골라 상대할 처지는 아니기 때문에 1이닝을 나가든 0.1이닝을 나가든 한 타자, 한 타자 전력투구로 상대하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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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응원은 김택연에게 큰 힘이 된다. 그는 “제가 2군에 갔을 때나 안 좋았을 때, 블론세이브 했을 때 묵묵하게 응원해 주셨다. 어릴 때부터 야구를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이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 감사드린다. 아직 많이 해드린 것은 없지만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효도를 해드리고, 더 많이 웃게 해드리고 싶다”고 진심을 표했다.
김택연의 시선은 이제 세이브왕으로 향해있다. 그는 “확실히 마지막에 힘이 좀 떨어진 것을 느꼈다. 체력적인 부분도 잘 준비해야 한다. 또 상대는 저를 잘 알 것이다. 타자는 적응하는 순간 잘 친다. 대비를 제가 잘 해야 할 것 같다. 2년 차가 어렵다는 말이 많기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깊어지지 않도록 잘 준비하려 한다”며 “좀 걱정되는 것들이 많지만, (세이브왕이라는) 그런 목표는 있다. 걱정되는 부분들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생각할 것이다. 걸리는 것들이 많지만, 목표는 당연히 세이브왕으로 세우고 갈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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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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