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MVP에 오른 KIA 타이거그 김도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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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왕(The young king)'의 대관식이 열렸다.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KBO리그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종료 후 진행된 기자단 투표에서 101표 중 95표(94.06%)를 얻어 수상했다. 김도영은 부상으로 KIA자동차 'EV9'을 받았다.
KBO리그 최연소 MVP 기록은 류현진이 갖고 있다. 2006년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왕을 싹쓸이한 류현진은 만 19세의 나이에 신인왕과 MVP를 석권했다. 야수 최연소 기록은 1997년 만 21세에 홈런왕을 차지하며 MVP를 수상한 '라이온 킹' 이승엽이다. 김도영은 시상식 날짜 기준 이승엽보다 1개월 늦어 '2위'가 됐다.
김도영은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다. 야구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신 KIA 구단 관계자들과 이범호 감독,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명문 구단 KIA에 입단하게 만들어준 동성중·고 지도자분들과 가족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올해 자신에게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수비가 중요한데, 수비 때문에 점수를 깎았다"고 했다.
김도영의 수상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올해 141경기에 출전한 김도영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7를 기록했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수학·통계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의 대표적인 지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1위에 올랐다.
2024 프로야구 정규시즌 MVP에 오른 KIA 타이거즈 김도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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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역대 5번째 전반기 20홈런-20도루, 최연소·최소 경기 시즌 100득점 및 30홈런-30도루, 최연소 100타점-100득점, 단일 시즌 최다 득점(143득점) 등 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쉽게도 홈런 2개가 부족해 국내 선수 최초 40-40은 이루지 못했다. 지난 7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때려내는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김도영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실력 뿐 아니라 인기도 최고였다. KIA는 올 시즌 김도영의 기록에 맞춰 3개의 스페셜 에디션 유니폼을 내놓았고, 출시할 때마다 불티나게 팔렸다. 구단 관계자는 "10월 기준 김도영 특별 유니폼이 8만장 정도 팔렸다"고 설명했다. 김도영은 올해 연봉(1억원)보다 더 많은 4억원 이상(추정)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도영이 니땜에 살어야'란 말까지 했다.
파급효과는 야구 저변 확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선 아이들끼리 야구를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초등학교 및 리틀야구 입부 문의도 늘었다. KIA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김도영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지면서 '김도영처럼 되고 싶다'는 야구 소년들이 생겨났다.
데뷔 초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엔 부상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힘든 시간들을 끝내 이겨냈다. 김도영은 "그런 날 있잖아요.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찬 그런 날"이라고 입을 뗸 뒤 "숱하게 그런 시간들을 겪었는데 누군가가 '너를 믿어라. 너를 보면 위안을 얻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지금의 저를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나는 팬분들 땀시 살었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중반부터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 보답하려고 야구장에서도, 밖에서도 이슈가 될 수 있게 행동하려 했다. 한국 야구 발전을 이끌고 싶다. 겸손한 태도로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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