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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차기 ‘체육 대통령’의 영예 누가 차지할까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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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 강신욱 유승민 등 도전
이기흥 ‘8년 아성’ 허물려면 야권 단일화해야
범야권 후보 6명 모두 나서면 또 이기흥 당선
내년 1월 14일 2300명 투표로 제42대 회장 뽑아


차기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갈 ‘체육 대통령’의 영예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지난 2021년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기흥(69)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3선 도전의 뜻을 이룬 가운데 이른바 범야권 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 이기흥 회장의 3연임을 저지할 수 있을지가 주목거리다.

범야권 후보는 26일 현재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안상수(78) 전 인천시장, 강태선(75) 서울시 체육회장 겸 아웃도어업체 블랙야크 회장, 강신욱(69) 전 단국대 스포츠과학대 교수, 김용주(63) 전 강원도 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 회장,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 등 6명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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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안상수 전 인천시장,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강신욱 전 단국대 교수. 오른쪽 아래부터 김용주 전 강원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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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6명의 후보가 각자도생을 위해 각개약진하면 지난 8년간 한국 체육 현안 해결보다는 자신의 연임 기반 구축에 주력한 이기흥 회장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범야권 후보들이 단일화를 이루어도 이기흥 회장의 높은 벽을 넘기 어려운데 그렇지 못하면 결과는 명약관화하다는 분석.

제42대 회장을 뽑는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선거인단 2300여 명의 투표로 진행된다. 회장 후보자 등록 기간은 12월 24~25일 이틀이지만, 이미 득표를 위한 선거 운동이 전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기흥, 2회 연속 어부지리로 회장 당선
관건은 단일화다. 앞서 두 번의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이기흥 회장은 여러 후보가 난립, 어부지리로 쉽게 당선의 뜻을 이루었다. 이 회장은 2016년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 투표수 892표 중 33%인 294표를 받아 장호성 당시 단국대 총장(213표) 전병관 당시 경희대 교수(189표), ‘사라예보의 기적’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171표) 등을 제쳤다.

2021년 제41대 선거에서도 이 회장이 46.3%의 지지율로 25.7%를 기록한 강신욱 후보, 이종걸 후보(21.4%), 유준상 후보(6.5%) 등을 눌렀다. 이번에도 이 회장이 8년 동안 대한체육회를 이끌면서 전국적으로 지지 기반을 더욱 다져 3연임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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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세계올림픽도시연합 스포츠 서밋 참석 후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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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기흥 회장의 3연임 저지에 앞장설 인사로는 강신욱 교수와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꼽힌다. 강 교수는 “현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 회장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면서 “제가 한국 체육에 헌신해온 만큼 개혁을 위해 나섰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교수는 서울대 사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 전농여중 교사와 하키부 감독을 지낸 뒤 1989년부터 단국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 한국체육학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강 교수는 10월 23일 출마 회견에서 “이 회장의 3연임을 막기 위해서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했고, 유 전 회장도 “단일화를 위한 문호는 항상 열려 있다”고 호응한 바 있다.

쉽지 않은 단일화…각개약진이면 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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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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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해야 하는 만큼 단일화가 쉽지 않다. 강 교수는 “8년 전 장호성 단국대 총장을 모시고 선거를 치렀고, 4년 뒤 제가 직접 나간 만큼 누구보다 체육회장 선거를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 3년 반 동안 전국을 다니며 지지 기반을 다져온 만큼 이번에는 이 회장을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회장도 “선수 경력과 행정 경험, 국제적인 감각까지 체육회장에 걸맞은 실력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 전 회장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출신이다.

40대 초반의 유 전 회장은 “어리다고 하지만 선수부터 지도자, IOC 위원, 경기 단체장까지 35년 경력”이라면서 “여기에 창의력, 추진력, 체력 등 젊은 패기까지 준비된 체육회장 후보”라고 강조한다.

유 전 회장은 12월 3일 오전 10시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 전 회장은 출마 배경과 함께, 한국 체육 발전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한체육회장직 도전의 의미와 핵심 정책 공약도 직접 발표한다.

한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지난 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서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 생활체육 활성화를 통해 정신과 육체가 건강한 사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재직시절 아시안게임 유치 등의 경험을 살려 서울시, 정부와 협력해 임기 내 올림픽 유치 등에도 나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도 지난 11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체육계는 갈등 속에 혼란이 이어지고 있고,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체육계가 불신과 불통의 늪에 빠져 있다”면서 “이런 현실을 바로잡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스포츠, 국민과 함께하는 체육회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아울러 김용주 사무처장도 지난 22일 “나는 선수와 지도자를 해봤고,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 행정도 경험한 ‘체육 행정 전문가’”라며 “대한체육회와 일을 하며 답답한 게 많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후보로 나섰다”고 말했다. 사이클 선수 출신인 김 전 처장은 강원도의회 의원, 춘천시의회 의원으로도 활동했었다.

지난 10월 23일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선언했던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 회장 역시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회관 대한체육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흥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할 때까지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전 회장은 국제우슈연맹 집행위원, 대한체육회 이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홍보단장, 조계종 중앙신도회 상임 부회장을 지냈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총괄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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