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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교통지옥' 3기도 못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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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지옥 신도시 ◆

저녁 6시 퇴근 시간,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남양주 왕숙신도시로 출발했다. 잠실역에서 8호선으로 환승해 구리역에서 내려 30번 버스를 탔다. 환승역과 버스정류장은 인파로 넘쳐났다. 한참을 달려 양정동 주민센터에 내려 도보 6분. 드디어 2026년 12월 입주 예정인 왕숙2지구 A3블록이 나왔다.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기초공사가 한창인 이곳 왕숙2지구는 내년에 분양될 예정이다. 6만여 가구 아파트가 다 들어선 후에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핵심 교통수단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일러야 2030년 개통될 예정이다. 지금 계획대로 철도가 뚫려도 A3블록 입주민들은 최소 4~5년간 허허벌판에서 교통 불편을 겪어야 한다.

25일 매일경제 조사에 따르면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하남교산·인천계양·부천대장·고양창릉 5곳을 지나는 주요 철도 교통망 개통 시기가 입주보다 2~4년 늦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년 이상 교통지옥을 겪는 김포·파주·위례 등 2기 신도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출퇴근 지옥'으로 대표되는 신도시 개발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패한 셈이다. 3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정부가 이달 발표한 서초·의왕·의정부 그린벨트지구의 핵심 교통 수단도 GTX다. 정부는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연다며 올해 초 GTX-B노선과 C노선 착공 행사를 열었지만 실제 공사는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때문에 건설사들이 착공계(공사 착수보고서) 제출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준공 또한 계획보다 최소 1~2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3기 신도시를 기대하고 있지만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할 것"이라며 "정부의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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