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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롯데 2시즌 만에 1라운더 '리틀 이정후' 포기하다니…절실했던 '강속구 불펜', 명장과 함께 윈나우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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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꽤나 파급력이 큰 트레이드가 발생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한 롯데 자이언츠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롯데는 윈나우에 진심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표출했다.

롯데는 22일 두산과 3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야수 김민석,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내주고 투수 정철원, 내야수 전민재를 데려왔다.

트레이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규모가 커졌다. 롯데는 불펜진 보강이 필요했다. 현장에서도 정철원에 대한 언급이 나왔고 구단도 동의하면서 먼저 접근했다. 두산에서는 외야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민석이 계속 거론됐다. 그러면서 2022시즌 신인왕인 정철원, 2023시즌 1라운더 출신인 김민석이 트레이드 메인카드가 됐다.

여기에 두산이 추가적으로 외야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추재현이 더해졌고 롯데는 내야진 뎁스 강화를 위해 전민재가 추가됐다. 191cm 91kg의 건장한 체구에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아직 미완의 유망주 최우인까지 포함되며 3대2 트레이드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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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왜 '1라운더' 출신 김민석을 내주는 결단을 내렸을까
아무래도 롯데가 결단 끝에 내민 카드가 김민석이라는 게 놀라운 점. 휘문고 출신으로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된 재능이었다. 당시 드래프트에서 야수 가운데 김범석(LG)과 함께 야수 랭킹 1,2순위를 다퉜다. 특히 박용택-박민우-이정후로 이어지는 휘문고 좌타 계보를 잇는 선수로 ‘리틀 이정후’라고 불릴 정도였다.

내야수로 지명이 됐지만 롯데는 김민석을 데뷔하기도 전에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까지 보내서 선수를 테스트 하면서 포지션을 외야수로 전향시켰다. 개막 이후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으면서 완주했다. 비록 시즌 막판 체력 저하가 급격하게 찾아오면서 성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129경기 타율 2할5푼5리(400타수 102안타) 3홈런 39타점 16도루 OPS .652의 기록을 남겼다. KBO 역대 8번째이자 롯데 구단 최초 고졸 신인 데뷔시즌 100안타 기록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하면서 약점도 도드라졌다. 많은 삼진, 그리고 수비에서의 불안함이 도드라졌다. 특히 송구 능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2년차 시즌을 앞두고 김민석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새로운 코칭스태프는 김민석의 포지션을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옮기며 송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다. 김민석도 잘 적응해 나가는 듯 했다. 그런데 시범경기 직전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비시즌과 스프링캠프에서의 노력이 물거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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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이 돌아온 뒤에는 자리가 없었다. 기회를 주려고 해도 여의치 않았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고 김민석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황성빈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황성빈은 ‘마성’을 내뿜으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는 올해 세대교체를 확실하게 해냈다. 황성빈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그리고 트레이드로 데려온 손호영까지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김민석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김민석은 올해 1군보다 2군에 더 많이 머물렀다. 1군 성적은 41경기 타율 2할1푼1리(76타수 16안타) 6타점 3도루 14득점 OPS .544의 기록에 그쳤다.

시즌이 끝난 뒤 열린 교육리그 성격의 울산-KBO Fall League에서는 타율 3할3푼3리(27타수 9안타) 4타점 OPS .838로 대회 MVP를 수상했고 일본 미야자키 수비 강화 캠프까지 모두 따라가서 소화했다. 롯데도 김민석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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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레이드 카드가 맞춰지는 과정에서 롯데는 필승조 전력을 얻기 위해 과감하게 2년 전 1라운더 젊은 선수를 포기했다. 김민석이 아쉬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판매 불가’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KBO 최다안타 신기록을 쓴 빅터 레이예스가 재계약을 한다는 가정 하에, 외야 주전 라인업은 황성빈(좌익수) 윤동희(중견수) 레이예스(우익수)로 확고하다. 여기에 2022시즌 역시 1라운더 출신 조세진이 상무에서 전역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2할6푼1리(303타수 79안타) 8홈런 54타점 OPS .776의 성적을 남겼고 전역 후 곧장 미야자키 수비 강화 캠프에 합류했다.

외야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김민석은 데뷔 시즌 보여준 것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당장 기회를 줄 여력은 아니었다. 다른 자원들과도 비교했을 때 명확한 우위가 없었다는 것. 김태형 감독은 시즌 중에도 “김민석이 백업 1순위인 것은 맞다. 하지만 발은 장두성과 김동혁이 더 빠르다. 수비나 주루도 더 낫다”라며 “스페셜로 쓰지 않으면 애매하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석이 벤치에서 뚜렷한 강점으로 존재감을 어필해야 하는데 그 능력이 애매하다고 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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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왜 'ERA 6.40' 정철원을 데려오려고 했을까
그러면서 받아온 선수가 2022시즌 신인왕 정철원이다. 정철원은 2022시즌 58경기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으로 신인왕을 거둔 뒤 조금씩 내리막을 탔다.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67경기 7승6패 1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을 남겼고 올해는 36경기 2승 1패 1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6.40의 성적에 머물렀다.

하지만 롯데는 강한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유형의 불펜 투수가 필요했다고 판단했다. 투수가 힘으로 상대를 누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김태형 감독의 성향상 현재 불펜진의 구성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또 기본적인 성적도 좋지 않았다.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 5.36으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블론세이브는 리그 최다 27회였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시즌을 치르면서 구속이나 공의 힘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저평가 되어있지만 정철원의 실링이 높고 또 팔의 각이 높아서 릴리즈 포인트도 좋다. 타자가 느낄 체감도 다를 것이다. 또 하이 패스트볼도 잘 쓰고 종 슬라이더 무브먼트도 ABS 시스템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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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전미르 등 기존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자원이 올해 각각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이탈한 뒤 어려움을 겪었다. 두 투수 모두 내년 개막전부터 완주가 가능할지 여전히 의문인 상황. 구승민과 김원중 등 FA 투수들을 잔류시켰고 김상수도 있지만 절대적인 질과 양에서 아쉬움이 짙었는데 이를 정철원으로 채운 것.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과 두산 시절 이미 함께 했었고, 또 어떻게 써야하는 지를 알고 있다. 또 정철원의 은인과도 같은 김상진 코치도 롯데에서 재회하게 됐다. 정철원이 반등한다면 롯데 불펜은 한층 탄탄해질 수 있다.

롯데의 이번 행보는 결국 김태형 감독과 함께 어떻게든 성적을 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FA 내부 단속에 성공했지만 별다른 외부 FA 영입 의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력 보강 창구를 트레이드에서 모색했다. 그리고 2년 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출신을 내주는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하는 결단을 보여줬다. 롯데는 ‘윈나우’에 진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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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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