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빙속 여제' 김민선이 새롭게 맞춘 스케이트화를 어깨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신(新)빙속 여제' 김민선(25)은 한국을 넘어 월드클래스급으로 평가받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 스케이트화, 훈련 방식, 자세 등 자신의 몸을 빼고 모두 바꾸는 과감한 변화를 줬다. 2025년 2월 하얼빈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3월 하마르 세계선수권대회,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까지 싹쓸이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김민선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한 뒤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한 건 처음이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까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라면 누구나 욕심내는 3개 대회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매일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비시즌을 치열하게 보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이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2024~2025시즌에도 세계 최고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는 김민선은 지난 15일 개막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새로운 시즌 첫 단추를 잘 끼운 그는 22일 막을 올리는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올해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민선은 "올 시즌 몸 상태를 내년 2월 하얼빈 아시안게임과 3월 하마르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춰 끌어올리고 있다. 월드컵 1~4차 대회를 통해서는 비시즌 기간에 준비했던 게 통하는지 확인하면서 경기 감각을 찾아가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성적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세계랭킹 2위를 차지했던 만큼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올 시즌에는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매년 11월부터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5월부터 9월까지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그동안 한국에서 다음 시즌을 준비했던 김민선은 올해는 스피드스케이팅 전문 국제훈련팀인 팀 골드와 함께 훈련하기 위해 처음으로 해외로 떠났다. 여자 중장거리 최강자 다카기 미호, 중국 여자 중거리 에이스 한메이와 함께 구슬땀을 흘린 김민선은 일본·네덜란드 전지훈련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민선은 "운동선수에게 훈련 방식을 바꾸는 것만큼 큰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하루 24시간 중 절반 이상을 스피드스케이팅에 투자했다. 사이클 위주의 체력훈련과 인라인 트레이닝은 이번에 처음 해봤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바꾼 스케이트화가 맞지 않아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던 김민선은 시즌 중 원래 신던 스케이트화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러나 계속해서 기존 스케이트화를 신는 건 무리였다. 이미 스케이트화의 수명인 5년을 넘어 6년째 사용하는 게 되는 만큼 김민선은 새롭게 스케이트화를 맞췄다. 김민선은 "카본으로 만들어진 스케이트화의 수명은 5년 전후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제작했던 스케이트화는 맞지 않고 원래 신던 스케이트화를 2026년까지 사용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니지만 점점 편해지고 있다. 몇 차례 대회를 더 치르면 내 발에 완벽하게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3관왕과 함께 김민선이 이루고 싶어 하는 또 하나는 이상화가 갖고 있는 36초36의 500m 신기록을 경신하는 것이다. 김민선의 이 종목 개인 최고기록은 2022년 ISU 4차 월드컵에서 세운 36초96이다.
김민선은 "이상화 선배 기록은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대단한 기록이다. 경신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계속해서 도전해보려고 한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 전광판에 36초36보다 빠른 기록이 적힐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약점으로 꼽힌 스타트에서 0.01초라도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한 김민선은 국가대표팀 고참으로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막내였는데 벌써 고참이 돼 후배들을 이끌게 됐다. 태극마크는 이제 내 전부와도 같다. 후배들과 함께 힘을 합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위상을 높여보겠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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