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홈런 3방·10타점 '이름값'
박성한, 공수에서 맹활약 '급성장'
박영현·김서현도 국제경쟁력 입증
한국 야구대표팀이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를 3위(3승 2패)로 마쳤다. 맨위부터 김도영, 박성한, 박영현, 김서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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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3회연속 예선탈락에 이어, 프리미어12에서도 예선탈락이 이어지며 한국야구에 또 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 세계는 고사하고 아시아에서도 대만에 이어 3등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 프로선수가 참가한 경기에서 대만과도 2승 4패를 기록하고 있다. 대만이 당당하게 슈퍼라운드에 진출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프리미어12 3회 연속 4강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됐지만, 얻은 소득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세대교체 시도는 계속됐고 성과는 분명히 있었다.
가장 큰 소득은 역시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다. 김도영은 프리미어12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타자'로 부상했다. 대회 시작 전 외신은 입을 모아 김도영을 '프리미어12를 빛낼 스타'로 꼽았다. 김도영은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시즌 MVP가 유력하다. 그 위용을 프리미어12에서도 마음껏 뽐냈다.
14일 쿠바와 경기에서는 올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를 차지한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초구 포심을 후려쳐 만루 홈런을 때렸다. 마지막 호주전에서도 4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팀 내 유일하게 3개의 홈런을 했다. OPS는 당연히 팀내 1등이다. 수비 약점도 이번 대회에서는 없었다. 오히려 강습 타구를 모두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국가대표 3루수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
김도영 뿐만 아니다. 대한민국이 꿈에 그리던 공수겸장 유격수를 찾았다. 박성한(26·SSG 랜더스)이 공수에서 맹활약하면서 한국 대표팀은 유격수 고민을 완전히 해결했다. 박성한은 대만전에는 결장했지만, 쿠바(4타수 2안타), 일본(4타수 2안타)을 상대로 멀티 히트를 쳤고, 도미니카공화국(3타수 1안타)과의 경기에서도 역전 결승 3루타를 작렬했다. 안정적인 수비에 더해서 쿠바, 일본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안타를 때려낼 수 있는 좋은 유격수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투수쪽에서는 김서현(20·한화 이글스)의 도약이 가장 돋보였다. 김서현은 4경기에 나와서 단 한점도 주지 않았다. 최고 155km의 포심을 앞세워 대한민국의 중간을 확실하게 지켜냈다. 강속구를 던지는 장신 사이드암의 존재는 국제대회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박영현(21·kt wiz)은 무시무시한 포심을 과시하며 포스트 오승환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박영현은 지난 14일 쿠바전에서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2탈삼진으로 막았고,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 1탈삼진으로 구원승을 올렸다. 호주전에서는 마지막 투수로 KKK를 기록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포수 미트의 낮은쪽에서 높은쪽으로 서서히 말려서 올라가는 포심에 타자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대만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영현에게 3타자가 공 9개로 3개의 삼진을 당하는 수모를 박영현에게 당하기도 했다.
박영현은 이제 겨우 21세에 불과해 한국의 마무리 걱정은 10년간은 사라지게 됐다. 예선탈락은 아쉽지만, 3루수·유격수·중간계투·마무리 자리에 적임자들을 찾은 만큼 선발 투수 문제만 잘 해결하면 한단계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은 이번 대회가 남긴 분명한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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