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 등 외국 증시에 개미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상황을 묘사해 달라는 명령어를 넣어 챗지피티(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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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증시 부진과 미국 증시 호조가 겹치면서 사상 처음으로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를 앞질렀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을 보면, 지난 9월말 기준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이 전 분기보다 646억달러 늘어난 9969억달러로 1조달러에 근접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 잔액(9575억달러)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증권 투자는 2분기에 견줘 267억달러 줄었다. 한국인이 외국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 잔액이 외국인이 보유한 한국 주식의 잔액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박성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미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해외 주식, 채권 매수가 확대되고 보유 증권 평가액이 상승하는 등 거래요인(매매·대출)과 비거래요인(가격 및 환율 변동 등)이 큰 폭의 플러스를 보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내국인이 미국, 유럽연합 등 주식을 많이 사들였을 뿐 아니라 달러 등 외화의 가격이 오른 것도 해외 투자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데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한편, 3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780억달러로 전 분기 말(3815억달러)보다 34억달러 감소했다. 외국에 빌려준 돈보다 우리가 갚을 돈이 더 많이 늘었다는 얘기다. 또 대외 경제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단기외채/준비자산 비율(37.8%)과 단기외채/대외채무 비중(22.6%)은 전 분기 말에 견줘 각각 3.4%포인트, 1%포인트씩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외환 위기 대비 능력이나 대외 금융 안정성이 낮아졌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이번 상승은 지난 7월부터 단기 차익 거래 요인이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외국인의 단기채 매입과 외은 지점의 채권 투자 자금 차입이 늘어난 결과 단기외채가 상당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외채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며 “다만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대내외 거시 경제와 외환시장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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