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게이츠 법무장관 후보 “지명 재고 안 해”
밥 우드워드 “모든 걸 ‘혼자’ 결정하려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운데)과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자(왼쪽).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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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이 불거진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지명 강행 의지를 밝혔다.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집권 2기를 앞둔 트럼프 당선인이 의회와의 역학관계를 고려해 힘을 과시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6번째 스타십 시험비행 참관을 위해 찾은 텍사스주에서 ‘법무장관 지명을 재고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게이츠 인준을 받기 위해 어디까지 더 갈 것이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게이츠는 하원의원 시절 미성년자 성 매수와 마약 사용 의혹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게이츠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그가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는 것을 목격한 증인이 나오는 등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NBC 방송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52명 중 30명에 가까운 이들은 게이츠가 법무부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으며, 하원 윤리위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 인준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인준 권한을 지닌 공화당 상원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게이츠 지지를 압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를 집권 2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로 보고 지명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게이츠 지명을 둘러싼 상황을 트럼프 당선인이 마치 ‘시험대’처럼 삼고 있다고도 짚었다. 새로 출범할 의회와의 권력 균형을 염두에 두고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조언과 동의’라는 헌법적 의무 대신 자신에 대한 충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극단적 ‘충성파’ 인사를 여럿 지명하면서 게이츠를 발판 삼아 그중 몇 명은 통과시키려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게이츠 인준이 부결되더라도 장관 후보에 대한 상원의 눈높이 자체를 낮춰놓으면 논란이 된 다른 인사의 인준은 더 수월해질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는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데다, 국방부 조직을 이끌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 역시 관련 업무를 다룬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유명한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 작가 밥 우드워드는 전날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위헌적 방식으로 ‘제왕적 대통령’이 되길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관련 경험이 거의 없는 인사를 (장관 후보로) 지명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나 혼자 결정한다’라고 말하려 하고 있다”며 “그는 권력을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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