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밥 우드워드, 각료 인선 비판
“경험 없는 인사 지명... 권력 나누기 원치 않아”
밥 우드워드 기자 /조선일보 DB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위헌적인 방식으로 ‘제왕적 대통령’이 되길 시도하고 있다고 미국 유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지적했다. 우드워드는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 작가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하야를 끌어낸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 기자다. 트럼프 당선인 관련 저서도 여럿 출간했다.
밥 우드워드는 18일 (현지 시각) 미국 MSNBC 인터뷰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 등 인사가 잘못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당선인은 왜 경험 있는 사람을 원하지 않을까? 내가 봤을 때 트럼프 당선인은 관련 경험이 거의 없는 인사를 지명해 ‘제왕적 대통령직(Imperial Presidency)’을 다시 만들려 시도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는 (이와 같은 인사를 통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나 혼자 결정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권력을 나누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목표는 자신의 권력을 통합할 수 있는 인사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와 인터뷰하는 헤그세스 - 2017년 4월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폭스 앤드 프렌즈의 진행자였던 피트 헤그세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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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워드는 이와 같은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가 모두 계획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펜타곤을 운영할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선택했다. 이는 자신에게 모든 발언권과 권력이 주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사”라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에 대해 “나는 국방장관 16명을 겪었다. 국방장관은 조직 관리를 알아야 하고, 책임이 무엇이며, 권력의 작동장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내가 아는 바로는 헤그세스는 그렇지 못하다. 헤그세스가 국방장관에 필수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하원의원출신 개버드에 대해선 “(트럼프가 그를 임명한)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적합한 인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헤그세스는 국방장관직에 필요한 고위간부 경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워싱턴주 방위군으로 복무하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Deus Vult’란 문신을 가지고 있다는 부대 내에서 논란이 일자 일을 그만뒀다. “신의 뜻대로다”라는 뜻의 이 문구는 십자군 전쟁 중에 처음 사용됐으며 미국 사회에선 극우 집단의 표식으로 받아들여진다. 개버드 역시 정보 분야 경험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탓으로 돌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에 대해 “거의 위헌적”이라며 “말이 안 되고 미국 국민에게 중지(中指)를 내미는 행위”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8월 29일(현지 시각) 위스콘신주 라크로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과 나란히 박수치고 있다.2024.08.30/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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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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