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지난 9월 부산 강서구 명지늘봄전용학교에서 일일수업하는 모습. 명지늘봄전용학교는 전국 1호 늘봄학교로 지역 초등학생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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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수 있는 인구 대비 유소년 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부산 강서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 신도시, 출산율·인구증가율 등이 높은 세종시를 제쳤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의 유소년부양비는 26.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2023년 기준).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다. 유소년부양비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에 대한 유소년인구(0~14세)의 비’를 말한다. 일하는 인구가 얼마나 많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사실 부산은 인구 유출 문제를 겪는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다. 광역시·도 단위로 살펴보면 부산의 유소년부양비는 14.5로 전국에서 서울(12.3)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부산 강서구에는 신도시가 조성되며 인근 지역의 청년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신혼부부 주거와 일자리, 사업 기회 등이 생겨나는 곳에 청년이 정착하며 이들의 자녀인 유소년인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정근영 디자이너 |
우선 강서구에는 대규모 신도시인 명지국제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업단지·공항 등이 가까운 입지에, 공공주택 등을 대거 공급한다. 구청 측은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마무리되면 해당 지역에 약 3만 세대가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2단계 사업 진행 중인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도 2만 세대 이상을 수용한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젊은 신혼부부가 많이 이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일자리도 한몫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 “강서구에 있는 녹산국가산업단지는 인접 지역인 창원이나 김해와의 접근성이 좋아 인구 유입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산에선 강서구와 함께 부산 기장군의 유소년부양비가 높았다. 기장군에도 일광·정관신도시 등이 있고, 12개 산업단지가 조성되거나 진행 중이다.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와 광역시 행정 서비스 등도 부산 밖의 인구를 끌어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신도시에는 주로 젊은 세대가 청약을 많이 하고, 청약에 당첨되는 사람은 아이를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일정 수준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점은 향후 출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부산시와 강서구는 유소년인구 확대를 위해 지역 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입학준비금·학습지원금 등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신도시 사업이 마무리되면 강서구 인구가 35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대부분의 지방 도시가 겪고 있는 쇠퇴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전망이다. 모든 지방 도시가 강서구처럼 할 수 없는 데다, 지역 개발의 실효성도 과거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 흐름도 빠르다. 강서구만 해도 2008년부터 계속 늘었던 주민등록인구는 지난해 감소로 돌아서 현재 14만2902명이다.
마강래 교수는 “이는 지방 도시의 구도심 지역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며 “도시 정비사업을 강화해 기존 도심에서도 아이들이 잘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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