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세일즈’ . 사진 ㅣ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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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가 10%의 벽은 못 넘었지만, 전국 8.6%, 수도권 9.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쎈 캐’를 완벽히 지워내고, 정숙하기만 했던 아내에서 씩씩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인간 ‘한정숙’으로 응원을 받은 김소연은 “함께 고생했던 모든 스태프 분들과 배우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이번 작품은 한국 드라마에서 다룬 적 없는 성인용품을 소재로 하고 있기에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 지 조금 더 긴장했다. 다행히 시청자 분들께서 즐겁게 시청해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덕분에 힘내서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항상 희망을 놓지 않는 ‘방판 씨스터즈’와 도현, 금제 마을 식구들, 민호와 동우까지, 함께하는 동안 행복했고, 여러분 곁에도 희망을 주는 존재가 함께하길 바란다”며 “덕분에 정숙이도, 배우 김소연도 행복했다”는 진심을 덧붙였다.
서울에서 온 수상한 형사 ‘김도현’이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연우진은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도가 너무 아름다웠고, 그 이야기를 김도현을 통해 함께할 수 있어서 매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함께 하는 제작진, 배우 분들의 선량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큰 위로를 받았던 현장이었다. 이분들과 오래오래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며 “‘정숙한 세일즈’를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곧 또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방판 씨스터즈’의 브레인 ‘오금희’의 성장과 결혼 전 낳은 아이를 30년 만에 만나 감정의 굴곡을 표현하며 후반부를 책임졌던 김성령은 “기대가 컸는데 결과가 좋아서 무척 기쁘다. 좋은 배우들, 제작진들과 함께했기에 더 뜻깊다”고 했다.
이어 “‘방판 씨스터즈’ 4인방이 함께 뛰고, 움직이고, 울고, 웃고 했던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누구부터 시작이었는지 모르게 어느 순간 서로에게 스며들었다”며 소중했던 지난 촬영 시간을 추억하기도 했다.
김선영은 아이 넷을 키우는 ‘파워맘 서영복’ 역을 맡아, 전과자 남편의 범죄 사실에 좌절하고 또 다시 일어서는 폭풍 인생을 그리며 연기 저력을 입증했다. “뜨거운 여름, 땀 흘리며 움직이던 스태프들이 생각난다. 그 모습을 보며 ‘모든 스태프 분들이 고생한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드라마가 제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며 “일일이 만나서 얘기 나누지 못했지만, ‘정숙한 세일즈’를 끝까지 만들어준 모든 분들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통통 튀는 ‘핫걸’ 이주리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이세희는 “처음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작품을 마냥 즐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촬영이 거듭될수록 촬영장 가는 길에 느껴지는 설렘이 너무 커졌다”며 “2024년 시작과 끝을 ‘정숙한 세일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행복했고, 저희의 노력의 결실에 같이 울고 웃으며 즐겨주신 시청자분들께도 깊은 감사드린다”며 종영 소감을 마무리했다. 지난 6주간의 ‘정숙한 세일즈’의 여정을 되돌아봤다.
# 빌런 없는 풍기문란 방판극
‘정숙한 세일즈’는 지금과 비교하면 조선시대와 다름없던 시절이었던 1992년, 그것도 보수적인 시골 마을에서 성인용품 방문판매를 시작한 ‘방판 씨스터즈’의 자립, 성장, 우정을 그린 드라마였다.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게 불편하고, 되레 불편해하는 게 고상하고 도덕적이라 여겼던 시대적 분위기였다. 그러니 “열정적인 성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모토로 성인용품을 판매하며 마을에 풍기문란을 일으키는 그녀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정숙한 세일즈’는 이런 성인용품을 다룬 최초의 드라마다. 극중 시대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모든 시청자들이 덜 불편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이에 성인용품을 팔기 위한 ‘방판 씨스터즈’의 고군분투, 그리고 이를 처음 접한 마을 사람들의 순수한 리액션 등을 대비, 웃음이 절로 나는 유쾌한 전개를 이어갔다.
그 안에서 자연스레 “욕망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 욕망이 음침하고 뒤틀리게 표현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뭐라고 수근대고 무시하든 보란듯이 풍기문란을 일으키는 ‘씨스터즈’ 4인방도 멋지었지만, 이들을 향한 억울한 소문의 근원이었어도 결국엔 정숙의 편에 서서 경찰서에서 진술 범죄자를 구속하는데 힘을 합친 ‘안티 씨스터즈’ 역시 사람 사는 정을 느끼게 해준 멋진 활약을 보여줬다.
# 이 배우들 캐스팅 누가 한 거야?
김소연, 연우진,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의 딱맞춤 연기와 ‘환타스틱’한 호흡은 ‘정숙한 세일즈’가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였다. 그리고 이는 “우리도 정말 재미있게 즐겼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배우들도 즐긴 현실 연기에서 비롯됐다.
회를 거듭할수록 연기 합은 농익었고, 이에 웃음도 눈물도 진심으로 공감하며 몰입할 수 있었다. 강렬함을 지우고 정숙하기만 했던 아내에서 씩씩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한정숙’으로 완벽한 ‘캐아일체’를 보여준 김소연, 서울에서 온 수상한 형사 ‘김도현’ 역에 완벽하게 몰입해 ‘90s 로맨스킹’으로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연우진, ‘방판 씨스터즈’의 브레인 ‘오금희’란 새로운 도전을 관록 넘치는 연기로 완성한 김성령, 아이 넷을 키우는 파워맘 ‘서영복’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저력을 입증한 김선영, 금제 ‘핫걸’ ‘이주리’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이세희까지. 각기 다른 사연과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은 화면 안에서 팔딱팔딱 뛰는 존재감으로 살아 숨쉬었다.
‘방판 씨스터즈’의 문제적 남편을 연기한 김원해, 임철수, 최재림부터, 100% 순도의 순정남 김정진, ‘안티 씨스터즈’ 정영주, 박옥출, 박지아, 김선미, 주인영, 금제 경찰서의 서현철과 정순원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틈새 재미까지 빈틈없이 채웠다.
# 세상의 편견에 맞서라
우리 모두는 저마다 “짊어진 짐”이 있다. ‘방판 씨스터즈’도 마찬가지였다. 정숙은 남편이 바람 나 이혼했고, 금희는 결혼 전 낳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에 오랜 세월 홀로 속앓이를 했으며, 영복의 남편은 전과자고 주리는 미혼모라 두 사람은 언제나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버텨야 했다.
이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성인용품 방문 판매를 시작했고, 그 과정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억울한 소리를 들었고, 가짜 소문에도 휩싸였으며, 신체적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를 일으켜 세우고, 서로의 멱살을 잡고 끌며 더 나은 인생으로 나아갔다.
1992년 혜성처럼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결국 대히트를 치며 대한민국 음악사를 바꿔 놓은 혁명적 뮤지션이 됐다. 이들이 출연한 방송 진행자의 내레이션처럼, “항상 새로운 것을 위해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들에게 필요한 건 힘과 용기, 그리고 희망”일 것이다. ‘정숙한 세일즈’는 지금도 두터운 편견의 벽을 깨부수며 ‘샷따’를 올리는 사람들을 응원했다. 그리고 그 따뜻한 응원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유의미한 사실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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