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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김성령 "여성 서사 '정숙한 세일즈' 성공, 큰 의미 있죠" [N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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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김성령/FN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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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17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극본 최보림/연출 조웅)는 1992년 한 시골마을에서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씨스터즈' 4인방의 자립과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본격 풍기문란 방판극이다. 3%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드라마는 극의 재미가 입소문 난 뒤 상승세를 탔고, 후반부가 5~6%의 시청률로 호성적을 기록하며 완성도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배우 김성령은 극에서 기품 있는 오금희 역으로 등장한다. 오금희는 양반가 딸로 말투 하나, 손짓 하나에 우아함이 배어 있는데다, 그 시절 대학까지 나온 '엘리트'에 '딩크족'이기까지 한 신여성. 남편과 조용하게 지내온 금희는 정숙을 도와 성인용품 방문판매를 하며 살아있음을 느끼고 '방판 시스터즈'와 우정을 다지며 새로운 삶을 개척한다.

그러던 중 금희의 숨겨진 사연이 드러난다. 과거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들을 낳고 홀로 키웠지만, 사고로 다친 아이를 살리기 위해 결국 떠나보내게 된 것. 그런 아들과 30년 만에 재회한 뒤에도 애써 모른척 했지만, 남편의 배려로 아들을 마주한 뒤 절절한 모성애를 드러낸다.

초반부에는 성장을, 후반부에는 감정의 굴곡을 표현해야 했던 오금희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 김성령은 그런 오금희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이 서서히 금희의 마음에 집중하도록 했다. 덕분에 오금희는 후반부에서 김도현(연우진 분)의 친모로 존재감을 발휘하며 끝까지 극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김성령에게도 '정숙한 세일즈'는 본인이 연기한 작품 톱3에 들 정도로 애정이 깊다고. 김성령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작품에 깊은 애착을 보였다. 최근 뉴스1은 '정숙한 세일즈'를 마친 김성령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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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①에 이어>

-'정숙한 세일즈' 주연 배우 4명은 극 속에서도 실제로도 '케미'와 '팀워크'가 좋아 보였다.

▶처음에 내가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부터 소연이가 너무 좋아했다. '우리 팀워크가 왜 좋지?' 생각해 보면 가장 큰 건 주인공인 소연이의 힘이 크다. 소연이의 밝은 에너지와 배려가 모두를 물들인 것 같다. 나도 소연이를 보면서 너무 많이 배웠다. 현장에 가면 낯선 이들에겐 데면데면하기도 했는데, 이제 사람들을 만나면 더 밝게 인사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 같다. 주인공의 힘이 이런 건가 싶다. 또 여자 넷이 뭉치면 막내의 역할도 중요한데, 세희는 처음부터 '언니들 너무 좋아요'라고 계속 말하고, 파이팅넘치게 해주고, 항상 사람을 밝게 대하고 칭찬해주더라. 이 두 사람이 열심히 하니까 분위기가 진짜 말도 안 되게 밝아졌다. 선영이에게도 에너지를 너무 받았다. 소연이와 세희가 밝게 하면, 선영이가 장난스럽게 소리치면서 분위기가 너무 재밌게 살아나고 그랬다. 너무 친해져서 가끔 넷이서 연기하면 연기하는 생각이 안 들고 같이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편하게 한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나중에 선영이가 책을 선물해 줬는데 '언니가 있어서 편하고 좋았다'라고 편지를 써줬더라. 고마웠다.

-동네 주부들을 비롯해 다른 배우들과 호흡도 좋았는데.

▶극에서 동네 아주머니로 등장하는 배우들이 다 선영이 연극계 후배들이더라. 첫 리딩 때 선영이가 '이 친구들 캐스팅이 너무 잘 됐다'면서 기뻐했다. 이후 같이 촬영하면 선영이가 그분들 다 모아서 밥 맛있는 거 사주고 그러더라. 그 배우들도 너무 연기들을 잘하고 인성이 훌륭했다. 나는 '후배들이 하자는 대로 해야지'라고 다 따랐다.(미소) 애들도 고마워하더라. 우리 팀 밸런스가 너무 좋았다. 조 감독님이 올해 인복이 들어온 것 같다.(웃음)

-최근 '정숙한 세일즈'를 비롯해 '여성 서사' 드라마가 흥행 중인데, 여배우 입장에서도 기쁘겠다.

▶'정숙한 세일즈'도 '정년이'도 다 잘되고 있지 않나. '성공한 예'가 있어야 제작사, 채널들, 감독님들도 이런 작품을 더 만들 수 있다. 만약 망했으면 '여자 넷이 나오니까 안 되지' 했을 텐데, 성공했으니 비슷한 류의 작품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부분에서 큰 의미를 남긴 듯하다. 비슷한 드라마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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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공백기 없이 꾸준히 연기를 하고 있다. 원동력은 무엇인가.

▶일하는 걸 즐기는 성격은 아닌데 거절을 잘 못한다.(웃음) 그래서 다작하는 것 같다. 특별출연은 제의가 많이 들어오긴 하는데, 다 나가면 이미지가 너무 소비되니 명분이 있어 거절하긴 한다. 원래는 50세부터 55세까지는 놀다가 다시 일하려고 했는데, 일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환갑이 되는 해에는 스스로에게 1년의 휴가를 주려고 한다. 환갑잔치도 대대적으로 해보려고 한다.(미소)

-'정숙한 세일즈'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선물 같은 작품. 그만큼 편하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아마 젊었을 때 이 역할을 했으면 잘 못했을 거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람들도 겪어보고, 소통할 때 더 거리낌이 없어지다 보니 연기가 자연스러워졌다. 또 소연이를 비롯해 모든 배우와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 그 덕분에 더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았나 한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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