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따로 노는 한·미 증시
코스피, 美 S&P 지수와 상관계수 -0.266
3년 만에 최저치… 사실상 반대로 움직여
상반기 0.867… 동조화서 급격히 벌어져
엔비디아 상승·삼성전자 추락에 ‘희비’
코스피 올 하락률 9%… 주요국 중 ‘최악’
“美 우선주의 본격화 땐 韓 수출기업 부담”
“글로벌 증시에도 파장… 격차 지속될 것”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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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지난 13일까지 미국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코스피 간 상관계수를 계산한 결과 -0.266으로 나왔다. 반기 기준으로는 2021년 하반기(-0.646) 이후 가장 낮다. 상관계수는 양측 지수 간 관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1에서 산출된다. 0에 가까울수록 서로 관계가 없고, 1에 가까워질수록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1에 가까워지면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코스피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도 이런 상관관계를 보였다. 하반기 기준 나스닥과 코스피 간 상관계수는 0.097로, 2021년 하반기(-0.579)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코스피와 S&P500의 상관계수는 0.867, 나스닥과는 0.795로 1에 가까웠다. 상반기에는 이른바 ‘미장(미국 증시)’과 ‘국장(한국 증시)’이 같이 움직였지만, 하반기 들어 따로 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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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부진했던 반면, 미 증시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산에 힘입어 엔비디아, 애플 등의 주가가 크게 올랐던 것이 명암을 가른 요소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상반기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7월11일 8만88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찍었지만,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이슈 및 3분기 실적 ‘어닝 쇼크’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AI 산업의 선두기업으로 주목받는 엔비디아는 올해 꾸준히 상승해 시가총액 규모가 지난 2월과 6월에는 각각 2조달러와 3조달러를 넘어섰으며 현재 약 3조4800억달러 규모다.
코스피의 부진은 주요국 주가지수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2416.86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는 연초 대비 8.98%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뉴욕 증시는 S&P500(23.08%), 나스닥(24.44%),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5.27%) 등이 모두 두 자릿수대 상승세를 보였다. 유로권의 유로스톡스50, 독일DAX, 영국FTSE100도 각 6.04%, 14.68%, 4.27% 올랐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홍콩 항셍지수·대만 자취안 지수 역시 각 11.96%, 13.95%, 26.84% 상승했다.
지난 15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시총은 637조4877억원으로 전체 대비 32.30%를 차지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대거 팔면서 지난 14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율은 51.72%로 지난해 4월25일(51.68%)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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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공산이 크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미국 우선주의’가 강력하게 밀어닥칠 공산이 큰 만큼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는 그늘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2.0’ 시대의 미국은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 것이며, 이는 반도체를 필두로 하는 한국의 주요 수출기업에는 부담”이라며 “미국 신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반영하는 기간에는 한·미 증시 디커플링을 염두에 두고 개별 산업·기업 단위의 기회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도 보고서에서 “향후 미국 신정부의 정책 전개 방향에 따라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트럼프 신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글로벌 증시의 ‘미국 예외주의’를 강화해 당분간 미국과 비(非)미국 주가 간 격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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