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①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자산 분배가 원칙…국내에선 금융주 주목"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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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상장지수펀드)는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품이다. 개별주식에 신경쓰지 않아도 시장의 흐름만 잘 파악하면 안정적인 수익실현이 가능하다. 업종은 잘 골랐는데 정작 보유한 종목만 주가가 빠져서 억울해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데 이 경우 ETF만큼 좋은 상품이 없다.
한국 ETF 순자산총액은 2020년말 52조원에서 지난해 말 121조원, 올 11월 기준 164조원까지 4년새 3배 넘게 늘었다. 금리변동, 물가급등, 미국 대통령 선거, 금융투자소득세 이슈 등 굵직한 이벤트들로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컸지만 ETF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펀드의 수익률 방어력과 원하는 가격과 시기에 매매할 수 있는 주식의 간편함이 더해져 ETF에 대한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ETF는 운용전략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뉘는데 코스피, 코스닥이나 업종별 지수흐름에 동행해 수익을 내려고 하면 패시브 ETF를 택하면 된다. 펀드매니저가 주어진 포트폴리오 내에서 편입할 종목과 비중을 조정하는 액티브 ETF는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민수아 대표가 이끄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이름 그대로 '액티브' ETF에만 집중한다. 액티브는 구성종목을 펀드 매니저의 재량으로 조절할 수 있어 급변하는 시장흐름을 보면서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방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는 유연성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때로는 이런 강점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액티브 ETF는 펀드 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한데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국내 최고로 꼽히는 전문인력을 한 곳에 모아놨다. 민 대표 자신이 1세대 펀드 매니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국내 연기금 위탁 운용 펀드를 12년째 운용할 정도로 성과가 우수하고, 2007년부터 15년째 운용중인 '삼성 중소형 Focus' 펀드는 국내 중소형 대표 펀드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민 대표의 노하우와 전문성 높은 운용 인력들의 합으로 돋보이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내놓은 상품 대부분이 벤치마크 지수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민 대표를 만나 극심한 변동성에 고심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과 근황을 물어봤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어떤 회사인가.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2017년 삼성자산운용에서 분사(지분율 100%) 했으며 현재 액티브 상품만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새로운 ETF 브랜드 '코액트'(KoAct)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글로벌 운용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어떠한 회사보다 액티브 투자에 진심인 전문 회사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현재 애널리스트 10명, 펀드 매니저 12명의 운용인력을 포함해 39명의 구성원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는 바이사이드(Buy Side) 리서치가 원칙이다. 셀사이드(Sell Side) 리서치는 단순히 주식을 사고 파는 거래를 추천하기 위한 분석이라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정말 해당 기업이 투자 가치가 있는 곳인지 아닌지 평가하는 분석에 힘쓴다. 전문성 면에서 특화된 운용사라고 자부한다. 삼성 금융계열사들과 국가적, 시장적 이슈에 대해서는 공동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우리만의 강점일 수 있다.
-과거 중소형주 종목장세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비결이 있었나.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는 그룹 공채를 통한 취업이 일반적이었다. LG그룹 공채로 들어가 LG화재 투자팀으로 발령받았다. 법대 출신이었고, 투자에 관심이 없었던 터라 지식이 전무했다. 채권, 융자, 주식팀 등을 고루 경험해보니 주식 리서치 업무가 가장 흥미로웠다. 이후 주식팀에 들어가 재무를 분석하고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직접 탐방한 게 지금까지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정말 많은 기업들을 만났다.
삼성자산운용에 들어갔을 때는 대형주를 주로 운용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미국시장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중소형주에도 유망한 기업이 많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이후 부산, 대구, 창원을 비롯해 안 다닌 곳이 없을 정도로 탐방을 많이 다녔다. 성장성이 크지만 여전히 싼 주식에 눈이 틔였다. 이후 회사에 없던 중소형 펀드를 만들었고 2008년 론칭 당시부터 2015년까지 이른바 중소형주의 시대가 열렸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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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내다보는 투자방식이 인상적이다. 지금 주목하는 기술과 산업은 무엇인가.
▶코액트를 출범할 때 '세상의 변화에 투자하는 ETF'를 만들고 싶었다. 최근에는 미국 뇌질환 치료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 결과 'KoAct 미국뇌질환치료제액티브' ETF를 상장하기도 했는데, 최근 뇌질환과 관련한 의미 있는 신약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뇌질환 시장이 아직까지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초입이기 때문에 투자를 해야할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KoAct 글로벌기후테크인프라액티브' ETF도 올해 초에 출시했는데, AI(인공지능) 산업이 빠르게 커가는 상황에 향후 상당한 수혜를 볼 업종이라고 주목했기 때문이다. AI 산업에 핵심은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해내는 것인데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ETF는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양호한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확인했다.
한국의 금융주를 나는 성장주라 생각한다. 금융시장 자체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퇴직연금을 보자. 시장규모가 지난해 350조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선 2030년에 900조원으로 커진다고 전망한다. 금융자산이 빠르게 늘어나면 금융기관도 성장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밸류에이션도 낮은 상황이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 중 한국의 주주환원이 가장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업계에 오랜 기간 몸 담으면서 쓰라린 경험도 해봤을텐데.
▶최근이 가장 힘들다. 국내 주식시장이 왜 이렇게 하락세를 보이는지 고민을 하게 된다. 우선 우리나라 기업들이 예전에 비해 성장성이 둔화한 게 이유라고 생각한다. 과거 무역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던 회사들이 많았는데, 점차 위축되면서 근원적으로 힘든 부분이 생겼다. 다만, 모든 원인을 거기에서 찾기는 무리라고 본다. 모든 나라가 선진화되면 비슷한 과정을 겪는데 유독 우리나라의 낙폭이 크다.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밸류업'이다. 정부의 정책인 동시에 현재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가장 중요한 쟁점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애플 주가를 보면 지난 10여년 간 엄청 성장을 기록한 것 같지만 영업이익 평균 성장률은 7%뿐이다. 다만 연평균 37%의 주주환원율로 돌파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국내 자본시장 내부의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혼란스러운 시장에 어려워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한다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산배분이다. 장기적 투자 가치가 있는 상품을 찾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분배 전략을 설정해 활용해야 한다. 아들에게도 돈을 벌거나, 용돈을 받으면 쓸 돈과 투자할 돈을 꼭 분리해서 운용하라고 가르친다. 적정한 비율로 자산을 먼저 분배한 후 세상의 변화에 투자해야 한다. 투자는 평생 해야하는 것이다. 오래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펀드 매니저로 26년간 일해왔다. 매해 수익률이 높은 펀드 매니저, 트레이더가 분명히 있다. 다만 그 성과가 3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잘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단순히 뭐가 좋고 나쁘냐보다 본인이 복리 효과를 잘 낼 수 있는 상품을 골라 투자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도 그런 좋은 상품을 제공하고자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담=반준환 증권부장 abcd@mt.co.kr 정리=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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