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우려에 통화완화 제약
트럼프 행정부 정책 국내시장 요동
수출 부진·내수 침체 우려에 성장률 둔화
우리 경제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변수가 산적해 반등 요인을 찾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국내에선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통화긴축 완화로의 전환 속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외에선 미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계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출범 전 임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 상승, 정책금리 인하 속도 제동 전망 확대 등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관세 강화 등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우리나라 수출도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금융기관에선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등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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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1일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실질 GDP는 양호한 수출을 기반으로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할 부분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다. 내년 실질 GDP는 올해보다 0.2%포인트 낮은 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설비투자도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수 회복 속도가 느리고 수출이 둔화되면서 전체 경제 성장률은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는 트럼프 정부 관세정책 등 보호무역주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와 2차전지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편 관세 도입과 대중국 관세 인상을 통한 무역장벽을 높이는 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주요 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인데, 중국 수출이 위축되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도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정부는 친환경 관련 규제를 폐지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 내 재생에너지 관련 보조금 폐지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자동차 업계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감세 정책도 변수다. 경기 부양을 위한 감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이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융시장에선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 내외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3.5%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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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움직임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9월 물가상승률 하향 안정화로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연내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었지만 금통위가 고려해야 할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한은 금통위가 주목하는 국내 요인으로는 가계부채가 있다.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당시 금융당국이 주도한 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부동산 시장이 일정 수준으로 안정화된 게 원인 중 하나였다.
다만 10월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2금융권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등 대출 수요는 여전히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오는 19일 3분기 가계신용을 발표한다.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3조8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17800조원으로 같은 기간 13조5000억원 늘었다.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판매신용도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3000억원 증가한 11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수요가 6월 이후 본격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8월 급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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