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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0-6→9-6 대역전 드라마!' 한국, 도미니카共 꺾고 2승2패 B조 3위…도쿄행 기적, 아직 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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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한국야구대표팀이 참사 위기에서 기적을 썼다. 대역전 드라마를 쓰면서 도쿄행 티켓을 확보할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 갔다.

한국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8-6으로 대역전승했다. 한국은 대만전 3-6 패, 쿠바전 8-4 승, 일본전 3-6패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승리하면서 조별리그 성적 2승2패로 B조 단독 3위에 올랐다. 한국은 일단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기면서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는 희망을 이어 갔다.
대만, 일본과 달리 쉽게 승리를 챙길 수 있을 줄 알았던 도미니카공화국에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6승1패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한국은 2021년 도쿄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6-10으로 패하면서 도미니카공화국전 첫 패를 떠안았고, 이날 경기까지 2연패에 빠질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한국은 홍창기(좌익수)-신민재(2루수)-김도영(3루수)-문보경(지명타자)-박동원(포수)-송성문(1루수)-윤동희(우익수)-박성한(유격수)-최원준(중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임찬규였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리카르도 세르페데스(중견수)-알렌 핸슨(2루수)-켈빈 구티에레스(3루수)-앤드레티 코데로(지명타자)-래이너 누네스(1루수)-아리스멘디 알칸타라(우익수)-루이스 미에세스(좌익수)-프랭크 로드리게스(포수)-마이클 데 레온(유격수)으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프랭클린 킬로메였다.

한국 타선은 공략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킬로메에게 의외로 고전했다. 킬로메는 2020년 뉴욕 메츠 소속으로 미묵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긴 했으나 4경기 1세이브, 11⅓이닝, 평균자책점 11.12로 성적이 좋진 않았다. 킬로메는 지난해까지는 마이너리그팀을 전전하다 올해는 멕시코리그에서 뒤면서 5경기(선발 1경기), 5⅓이닝, 평균자책점 10.13에 그쳤다.

위협적이지 않을 것 같았던 킬로메는 오히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타자들을 가장 당황하게 한 투수로 떠올랐다. 킬로메는 5이닝 57구 1피아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한국을 매우 당황하게 만들었다. 5회 2사 후 송성문이 중전 안타를 치기 전까지 14타자 연속 범타로 퍼펙트 행진을 이어 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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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한국 마운드는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에게 혼쭐이 났다. 선발투수 임찬규는 3이닝 69구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리면서 선발투수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그래도 소형준(1이닝 1실점)-조병현(1⅔이닝 2실점)-김서현(1⅓이닝)-최지민(⅓이닝)-박영현(1⅔이닝)이 이어 던지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임찬규는 아슬아슬하게 버텼다. 1회초 선두타자 세스페데스를 3루수 앞 내야안타로 내보낸 가운데 다음 타자 핸슨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결과 핸슨의 번트안타가 인정되면서 무사 1, 2루로 상황이 바뀌었고, 구티에레스가 투수 땅볼로 출루하면서 1사 1, 3루가 됐다. 임찬규는 코데로와 누네스를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첫 실점 위기는 넘겼다.

2회초는 넘어가지 못했다. 알칸타라의 안타와 미에세스, 로드리게스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 과정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주자들은 2차례나 도루에 성공하면서 임찬규를 흔들었다. 임찬규가 데 레온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울 때 3루주자 알칸타라가 득점해 0-1 선취점을 뺏겼지만, 세스페데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은 막았다.

임찬규는 3회초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기록하면서 이제는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4회초 선두타자 누네스를 우중간 2루타로 내보내면서 한번 더 위기에 놓였다. 이어 알칸타라에게 우중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0-3까지 벌어졌다. 심각해진 한국 벤치는 급히 소형준으로 투수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소형준도 도미니카공화국의 흐름을 끊지 못했다. 1사 후 로드리게스와 데 레온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 2루 위기에 놓였다. 세스페데스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2사 1, 2루까진 버텼으나 핸슨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0-4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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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초부터 등판한 조병현이 추가 실점했다. 5회초 2사 후 알칸타라에게 우월 홈런을 허용했다. 알칸타라는 올해 멕시코리그에서 26경기를 뛰면서 홈런이 4개뿐이었는데, 이날 한국에만 홈런 2개를 뺏는 저력을 보여줬다. 조병현은 6회초 2사 후에 또 한 점을 헌납했다. 세스페데스에게 좌전 2루타를 내준 뒤 3루 도루까지 허용했고, 핸슨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얻어맞아 0-6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6회말 도미니카공화국의 불펜을 공략해 4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헥터 페레스가 등판한 가운데 박성한과 최원준이 연달아 볼넷을 얻어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홍창기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날 때 1사 2, 3루가 되자 도미니카공화국은 홀리 로드리게스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한국은 여기서 상대 수비 실책에 힘입어 추격을 시작했다. 신민재가 투수 땅볼로 물러나나 싶었는데, 투수 로드리게스의 1루 악송구가 나오면서 좌익선상으로 공이 흘러갔다. 그사이 2, 3루주자가 모두 득점해 2-6이 됐고, 발빠른 신민재는 3루까지 갔다. 나승엽은 헛스윙 삼진에 그쳤지만, 문보경이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쳐 3-6이 됐고, 박동원은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날려 4-6까지 좁혀놨다.

한국은 8회말 대거 5점을 뽑으면서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선두타자 나승엽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대주자 김휘집과 교체됐고, 상대 투수는 디에고 카스티요로 교체됐다. 문보경의 2루수 땅볼로 1사 2루가 된 가운데 박동원이 좌익수 왼쪽 안타를 날려 1사 1, 3루가 됐다. 박동원은 대주자 이주형과 교체됐고, 송성문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 5-6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는 윤동희가 헛스윙 삼진에 그쳤지만, 박성한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 7-6으로 뒤집었다. 이어 최원준과 홍창기가 연달아 적시타를 날리면서 9-6으로 더 도망갔다.

박영현은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지켰다. 선두타자 로드리게스를 안타로 내보내긴 했지만, 세스페데스를 우익수 뜬공, 핸슨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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