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뤼트 판 니스텔로이를 내보내지 않을 경우 구단의 레전드인 판 니스텔로이는 후벵 아모림 신임 감독 체제에서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레전드들이 외부에서 꾸준히 훈수를 던지는 클럽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인데, 아무리 코치라고 해도 구단 내 영향력이 지대한 클럽 레전드가 팀에 남아 있는다면 선수단 운영 및 전술과 관련해 전권을 쥐고 있어야 하는 감독에게 부담이 가는 건 당연하다.
심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 부임을 앞둔 아모림 감독은 1985년생 39세로 젊은 감독이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을 확실하게 휘어잡을 거라는 확신도 하기 힘들다. 감독보다 나이가 많고 팀 내 입지가 넓은 코치가 팀에 남아 있을 경우 아모림 감독에게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현재 스포르팅CP를 이끌고 있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합류를 앞두고 있는 신흥 명장 아모림 감독은 11일(한국시간) 브라가와의 리그 경기에서 4-2 대역전승을 거둔 이후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판 니스텔로이 임시 감독의 거취를 두고 직접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에릭 텐 하흐 사단에 들어갔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판 니스텔로이 코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난달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패배하고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한 뒤 새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임시 감독으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있다.
프로 감독 경력이 부족한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판 니스텔로이 코치는 레스터 시티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경기에서 5-2 대승을 거두고 첼시와 1-1로 비기는 등 인상적인 지도력을 발휘했다. PAOK(그리스)를 상대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그리고 가장 최근 경기였던 프리미어리그(PL) 레스터전에서도 각각 2-0과 3-0 승리를 챙기면서 임시 감독 체제를 무패로 마쳤다.
아모림 감독과 함께 그의 사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함께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판 니스텔로이 코치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렸다. 일반적으로 판 니스텔로이 코치가 팀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이자 감독 대행으로 3승 1무를 기록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탱한 그의 공로가 크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도 판 니스텔로이 코치의 감독 대행 역할에 만족한 모양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레스터전 3-0 대승 이후 "판 니스텔로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사랑한다"며 "그는 선수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어 한다. 그는 우리를 미소 짓게 만들고, 팀이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 판 니스텔로이 코치를 지지했다.
현지에서도 판 니스텔로이 코치의 다음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아모림 감독은 스포르팅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코칭 스태프들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직 구단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는 판 니스텔로이 코치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판 니스텔로이 코치 본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남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는 레스터전에 앞서 "내일(경기 당일)부터 아모림 감독을 전폭적으로 응원할 것"이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란다. 이 팀과 함께 하면서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구성원 모두가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판 니스텔로이 코치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을 맡고 싶다는 소망을 감추지 않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판 니스텔로이 코치는 "언젠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 되고 싶다. 나는 여기에 코치로 오기로 결정했을 때 이 점을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온 것이 내게 특별한 일고, 코치로서 이 여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느꼈지만 나는 분명히 감독직을 맡고 싶은 분명한 야망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BBC'는 판 니스텔로이 코치의 발언을 전하면서 "판 니스텔로이는 2026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을 맺었지만, 아모림 감독이 자신의 코칭 스태프들을 데려올 예정이기 때문에 판 니스텔로이 코치의 미래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 니스텔로이 코치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잔류 여부는 아모림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결정에 달려 있다. 아모림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내부 사정을 파악하고 있고, 팀의 레전드로서 목소리에 힘이 있는 판 니스텔로이 코치를 지금 직책인 어시스턴트 코치 자리에 남길 수 있지만 반대로 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걸 우려해 내보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모림 감독은 "구단의 레전드에 대해서는 존경을 보여야 하는 게 맞다"며 "내일 그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것을 설명할 생각이다. 기다리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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