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소리./사진제공=씨제스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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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저한테 판소리를 1년 반 동안 가르쳐 준 선생님이 계셨어요. 남해성 선생님이라고 지금은 돌아가셨죠. 그 선생님이 생각나서 '정년이' 출연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가르쳤는데 안 써먹냐고 뭐라 할 것 같더라고요. 고마웠던 선생님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씨제스스튜디오 사옥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배우 문소리가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에 특별 출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고(故) 남해성 국악인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 극중 문소리는 찬란했던 과거를 외면한 채 정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사라진 천재 소리꾼 서용례 역을 맡아 특별출연 이상의 존재감을 뽐냈다.
배우 문소리./사진제공=씨제스스튜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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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는 '정년이' 10화를 김태리, 오경화 배우와 함께 본방 사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목포 사투리 선생님과 태리, 경화 배우가 우리 집에 왔다. 예전부터 10화는 꼭 같이 보기로 약속 했었다. 원래는 내가 잡채를 직접 만들어서 파티를 하려고 했는데, 그날 낮에 촬영이 있어서 음식할 시간이 없었다. 걱정했는데 다행히 목포 사투리 선생님의 어머님이 목포 홍어와 김치, 막걸리를 보내주셔서 다같이 맛있게 먹었다. 시청률 대박 기원 케이크에 초까지 붙여서 재밌게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방송을 보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자 문소리는 "서로 고생한 거, 대단한 거 이야기하는데 스스로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야박한 게 있다. 태리한테도 '어느 누가 너만큼 열심히 할 수 있겠니. 나는 정말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해줬는데, 태리는 소리도 창도 춤도 더 해야 했는데 아쉽다더라. 3년 연습 했다고 하지만 그 정도 하기가 정말 힘들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더 눈과 귀가 생기니까 아쉬워했던 것 같다. 저도 저 부족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럼에도 다같이 한 결과가 많은 분이 좋아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특별 출연임에도 1년 가까이 판소리 준비를 했다. 그는 "영화 '아가씨'에서도 몇 장면 안 나오는데 일본어 장면을 위해 4개월 넘게 공부했다. 공짜로 가르쳐주는데 웬 떡이냐 싶어서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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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만정' 연습에 대한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추월만정'이 판소리 장단에서 진양조라고 가장 느린 장단이다. 기댈 곳 없이 무조건 내 목소리로 해야 하는 거다. 낮은음에서 떨리는 게 진짜 어렵다"며 "그 노래를 하루에 3번씩만 해도 1000번 넘게 연습했다. 남편이 옆에서 운전하는데 조수석에 앉아 있다가 해만 지면 추월만정을 외쳤다. 남편이 사고 난다고, 이야기 좀 하고 해달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최대한 저희 목소리로 부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하기 힘든 느낌은 후반 작업 도움을 받았다. 절묘한 꺾임들은 아무리 따라해도 느낌이 모자라니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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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는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지옥2'도 특별 출연으로 참여했다. 이에 문소리는 "나중에 연상호 감독님이 특별출연을 철회하더라. 편집 해보니 그렇게 안 느껴진다고, 특별이 아닌걸로 하자더라"며 "저특별 출연이 아니라고 하면 게런티를 더 비싸게 부를까봐 그랬나. 그렇게 안 비싼데. 이쯤되면 아무거나 출연으로 가야하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아마도 감독님들은 내가 지금껏 주연으로 끌고 간 작품들이 많으니까,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으니 말 꺼내기가 미안해서 특별출연으로 부탁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나는 배우로서 작품이 빛날 수 있게 연기하면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문소리. 이에 대해 그는 "그런 거 세지 말아 달라"고 웃으며 "평생 연기 할꺼니까"라고 강조했다.
"챌린지가 있는 역할들이 저한테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하는 자극과 흥분이 되요. 도전하는 지점들이 있는 역할들을 주면 기쁘죠. 믿고 밑겨 주시는 거니까요.(웃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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