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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14년 만에 내한공연한 AKB48 "위대한 팀 유산 앞으로도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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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J팝 페스티벌 '원더리벳 2024' 18명 참여

韓 팬덤 점차 구축…상반기 이어 하반기에도 서울서 팬미팅 열어

총감독 구라노오 나루미·시타오 미우·치바 에리이·사토 아이리 인터뷰

뉴시스

[일산=뉴시스] AKB48. (사진 = 원더리벳 프렌즈 제공) 2024.1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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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뉴시스]이재훈 기자 = 청량한 '포니테일과 슈슈(ポニ?テ?ルとシュシュ)', 격정아련의 '사랑 끝나버렸어(?詰んじゃった)', 청순한 '서스테이너블(サステナブル)'…

이것은 모든 걸그룹사(史)를 관류하는 원초적 기질이다.

지난 9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첫 대형 J팝 페스티벌 ' '원더리벳 2024(WONDERLIVET 2024)' 두 번째 날 현장. 일본 대표 걸그룹 'AKB48'은 4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자신들의 모든 매력을 발산했다. 객석에선 "어이~ 어이~"라는 우렁찬 기합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완성형으로 나와 완전한 매력을 발산하는 최근의 K팝 걸그룹과 달리 AKB48은 이 브랜드 특유의 '성장 서사'가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하고 있다. 처음 걸그룹을 좋아한 그 마음을 다시 서성거리게 만드는 것이다.

2005년 인디즈 데뷔하고 2006년 메이저 데뷔한 AKB48은 일본 거물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기획했다. '찾아가는 아이돌'을 콘셉트로, 바닥부터 시작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통해 친근함을 내세우며 막강한 팬덤을 구축했다. '지하 아이돌'의 성지였던 아키하바라를 양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졸업 제도·연구생 제도 등을 통해 브랜드 플랫폼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팬들을 꾸준히 유입하고 있다.

국민 록밴드 '비즈'에 이어 헤이세이 시대(1989년 1월8일~2019년 4월30일) 음반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1년마다 치르는 총선거는 전국민적인 관심사다. 새 싱글 음반 활동에 참여할 정예 멤버를 선정하기 위해 팬들이 참여하는 투표를 가리킨다.

국내 중소 기획사의 걸그룹 기획, 마케팅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 아키모토 야스시는 엠넷 '프로듀스 48'(2018)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혼다 히토미는 AKB48 출신이다. 그녀는 '프로듀스 48'를 통해 결성된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을 통해 크게 인기를 누렸고, '동방신기' 출신 김재중이 제작한 걸그룹 '세이 마이 네임' 리더로 현재 활약 중이다.

AKB48은 세련된 K팝 걸그룹이 잇따라 부상하면서 현지에서 위상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일부 나왔다. 하지만 작년에 A, K, B, 4, 8팀 등 팀제를 순차적으로 폐지하고 공연장을 재개관하는 등 리모델링을 통해 관심을 환기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팬덤을 무섭게 불려나가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에서 첫 한국 팬미팅을 열었고 '원더리벳' 공연 다음날인 10일엔 두 번째 팬미팅을 펼쳤다. AKB48가 한국에서 공연한 건 2010년 이후 14년 만이다.

현재 전체 멤버는 43명(제 13~19기)으로 이번엔 18명이 내한했다. 지난 3월 AKB48의 4대 총감독(리더)으로 낙점된 구라노오 나루미(24·쿠라노오 나루미), '프로듀서 48'에 참여했던 시타오 미우(23)·치바 에리이(21) 그리고 최근 여러 무대에서 센터로 활약 중인 사토 아이리(20)를 원더리벳 공연 직후 현장에서 만났다.

왼쪽 볼의 점이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 구라노오 나루미는 "AKB48은 19년을 맞이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그룹"이라면서 "선배님들로부터 이어져온 위대한 유산을 앞으로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생일을 맞이한 그녀는 축하 인사를 건네자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뜨며 "감사하다"고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터뷰에 주어진 시간으로 10분으로 긴박하게 진행됐다.

-한국에서 올해 잇따라 대형 이벤트를 열고 있는데 소감은요.

"이 멤버로 한국 공연은 처음이라 객석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 지 불안했는데 악곡이 시작되자마자 굉장한 함성으로 반응을 해주셔서 멤버들에게 큰 격려가 됐어요. 덕분에 즐겁게 공연했습니다."(구라노오 나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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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AKB48.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4.1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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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너무 긴장해서 첫 대사를 잊어버릴까 (손톱을 보여주며) 이렇게 네일에 써놓기도 했어요. 하하."(치바 에리이)

-시타오 미우, 치바 에리이 씨에겐 '프로듀스 48'이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요? 이번 내한공연의 의미가 유독 남다를 거 같아요.

"'프로듀스48' 때와는 다른 심경으로 이렇게 한국에 와 있는데, '팬들이 줄어들었으면 어쩌나'라는 불안함도 공존했죠. 여전히 사랑을 주시는 팬분들이 있다는 걸 확인해 안심이 됐어요. 제가 조명된 건 '프로듀스48' 덕분이에요. '프로듀스48 '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 한국에 올 때마다 기뻐요."(시타오 미우)

"'프로듀스48' 땐 제가 중학생이었고 지금은 얼굴이 너무 어른스러워져 한국 팬분들이 제 얼굴을 기억 못 하실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기억해주셔서 감사했어요. '프로듀스 48' 참가 때는 관광이나 단체로 라이브 공연을 많이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 내한이 참 기쁩니다. 무엇보다 '프로듀스48'을 통해서 춤, 노래 실력이 늘어서 좋은 경험이 됐어요."(치바 에리이)

-AKB48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멤버들이 성장서사를 보여준다는 데 있죠.

"전 일본 시골에 속하는 야마구치현 출신인데 AKB48 활동 덕분에 47개 도도부현(都道府?·지자체)를 돌아다니며 많은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퍼포먼스를 좋아하는 제게는 딱 맞아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시타오 미우)

"전 AKB48에 들어온 지 3년째인데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아이돌을 좋아했어요. 트와이스와 AKB48이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었습니다. 이 두 그룹처럼 빛날 수 있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계속 꿔 왔어요. 그런데 AKB48에 정말 들어오게 됐고, 최신 싱글 '사랑 끝나버렸어'에선 센터까지 맡아서 굉장히 성장했다고 생각해요."(사토 아이리)

"전 AKB48에 들어온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10년 전엔 노래, 춤 경험이 없었어요. 그동안 멤버들, 팬들에게 의지하면서 절차탁마(切磋琢磨)해왔습니다. 4대 총감독으로 취임한 후 힘든 일도 있지만 AKB48을 더 좋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용기를 북돋우고 싶습니다."(구라노오 나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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