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트럼프에 '명예 9단증' 전달한 최응길 국기원 버지니아 지부장
"시범단 공연 추진중…케네디 주니어와 친분 있어 트럼프측 접촉 도움"
"트럼프는 외유내강형…면전 반박 말고 일단 수용한 뒤 대안 찾아야"
2021년 트럼프 만난 최응길 국기원 美버지니아주 지부장 |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최응길 국기원 미국 버지니아 지부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새벽 잠을 설쳤다.
TV를 틀어보니 전날 치러진 11·5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적인 상황으로 개표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지부장은 지난 2021년 11월 이동섭 국기원장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 집무실을 방문해 '명예 9단증'과 태권도복을 전달한 이다.
그는 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외국 정상과 만날 때 국기원 시범단의 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한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최 지부장은 "이제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하게 됐으니, 윤석열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하면 백악관 정원에서 시범단 공연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트럼프는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어서 (시범단 공연 계획을) 다시 살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날 수 있었던 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최 지부장의 제자가 연결고리가 됐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1기 퇴임 전인 2020년 태권도 5단인 이 제자를 통해 명예 9단증 수여식을 하기로 약속을 잡았으나, 일정이 계속 미뤄지다 퇴임 후에야 만남이 성사됐다.
태권도복에 사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최 지부장은 "백악관에서의 태권도 시범공연, 그게 나의 꿈"이라며 "태권도가 미국에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트럼프 측과 백악관 시범공연을 하는 방안을 지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지부장과 같이 당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던 이동섭 국기원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재선에 성공하면 도복을 입고 의회에서 연설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지부장은 무소속 대통령 후보로 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도 친분이 있다고 전했다.
최 지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와 직접 만난 시간은 30여분 정도이지만, 예상과 달리 그는 매우 친근하고 온화하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외유내강'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라며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강해 보여도 친화력이 상당하고 대화를 해보면 자기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최 지부장은 이어 "면전에서 트럼프가 하는 말에 반박하면 안 좋을 거 같다. 일단 그의 말을 받아들인 뒤 나중에 대안을 갖고 얘기하면 충분히 수용하는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다. 자존감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어서 얼굴을 맞대고 '이건 안 된다'고 반대하면 역효과가 클 것 같다"고 강조했다.
2021년 트럼프 만난 최응길 국기원 美버지니아주 지부장 |
1953년생으로 올해 71세인 최 지부장은 29살이던 1982년 '세계의 수도'인 워싱턴DC에서 태권도 발전을 이루겠다는 꿈을 품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 생활 초기, 지난 2018년 별세한 '미국 태권도 대부' 이준구 사범의 버지니아주 폴스처치 도장에서 '새끼 사범'으로 활동하던 그는 남는 시간에 막노동으로 돈을 벌어 1987년 당시 인구 3천명의 시골 마을인 버지니아 라우돈카운티의 리스버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도장을 차렸다.
"태권도는 미국인들이 잘 모르던 시절이었죠. 당시 리스버그에는 일본 무술인 가라테 도장만 있었는데 나중에는 그 가라테 사범도 내 밑에 들어와서 일을 했습니다."
최응길 국기원 버지니아주 지부장이 트럼프에게 보낸 편지 |
min22@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