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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돌아왔는데…'연정 붕괴' 獨총리 조기총선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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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총리 신임투표하자" 野제안했지만 거부

해임 재무장관 후임 지명…정부 유지 의사 밝혀

의회 과반 의석 붕괴로 법안 추진력 상실

獨경제·외교에 부담…EU지도자들 "조기총선 필요"

이데일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7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독일 대통령이 주재한 일부 정부 장관들의 해임식과 새로운 재무장관 임명식에 참석한 후 벨뷰 궁을 떠나고 있다. 전날 독일 총리는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P) 소속인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을 해임했고, 이로 인해 3당 연립정부가 붕괴되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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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왔지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당이 무너지면서 독일 정치상황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시계제로다. 이에 제1야당은 다음주까지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를 실시해 빨리 총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숄츠 총리는 이를 거절했다.

숄츠 총리, 野 조기총선 요구 거부

7일(현지시간) 숄츠 총리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교민주연합(CDU/CSU) 대표를 만나 이같은 의사를 전했다. 아울러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재무장관 자리에 요르그 쿠키스 총리실 국무장관을 임명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쿠키스는 숄츠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정부에서 재무장관이었을 당시 그의 부장관 중 한 명으로 일했다.

사실상 당분간 정부를 무산시킬 의사가 없음을 알린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숄츠의 계획은 1월 15일 신임투표에서 고의로 패배한 후, 3월에 총선거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정권을 내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메르츠의 중도우파 연합은 여론 조사에서 30% 이상의 득표율로 가장 높으며 SPD 지지율은 약 16%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17%)보다도 낮다. 녹색당은 4위로 11%이며 겁진좌파 신생 정당인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은 8%로 5위를 차지했다. 이번에 연립정당에서 빠져나간 자유민주당(FDP)의 지지율은 지난 2021년 11.5%에서 3%로 낮아져 의회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근로자들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독일 제조업체를 독는 조치에 대한 법안을 마무리시키고 싶어하는 것, 현재 2025년 연방예산안을 꾸리고 있다는 점도 숄츠 총리에게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법안 추진력 잃어…시장도, EU도 조기총선 “환영”

문제는 숄츠 총리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FDP의 탈퇴로 과반 의석이 붕괴되면서 이미 숄츠 총리는 의회에서 법안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잃었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CDU/CSU 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블룸버그 이코노닉스의 마틴 아데머는 “독일의 정치적 혼란과 트럼프의 승리는 이미 매우 높은 독일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더욱 크게 만들 것이다”라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더욱 미루고 완만한 경제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날 독일 닥스지수는 2% 상승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장이 현재 정권하에서 독일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시장은 변화를 선호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유럽연합(EU)도 숄츠 총리의 퇴장을 환영하는 모양새다. 이날부터 EU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럽정치공동체(EPC)회의를 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이 확실시된 후 열린 첫 유럽 정상회의에서 지도자들은 독일의 조기총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강한 독일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루크 프리덴 룩셈부르크 총리 역시 “독일의 조기 총선은 유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후임 총리로 유력한 메르츠 대표가 숄츠 총리에 비해 독일의 방위예산 증액에 있어 좀 더 적극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열린 EPC 정상회의에서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귀환에 대비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자체적인 안보 능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獨대통령 “지금 싸울 때 아냐”…키는 숄츠에

독일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가운데, 키를 잡은 것은 숄츠 총리다. 독일 헌법은 야당이 현재 총리를 불신임 투표에 부칠 때, 동시에 새 총리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1야당인 CDU/CSU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새 총리 선출이 쉽지 않다. 반면 독일 총리는 의회를 해산할 권리가 없지만 자신의 신임투표를 요구할 수 있으며 여기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에게 의회해산을 요구할 수 있다.

SPD 출신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요청을 받으면 연방의회를 해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독일에는 “안정적인 다수당과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많은 이들이 미국 선거 이후의 독일, 유럽, 세계의 불확실한 정치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지금은 전술과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이성과 책임을 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6일 발표된 공영방송사 ARD의 긴급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가 조기 선거에 찬성, 반대가 40%로 나타났다. 이들 중 단 14%만이 정부의 업무수행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85%는 불만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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