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M·킥스 줄줄이 하락·보험료 인상…일부 보험사 셈법 복잡
금융당국은 7일 무·저해지상품 해지율의 부족한 경험통계를 보완해 해외사례·산업통계를 통해 분석한 결과 로그-선형모형(실무상 수렴점 0.1%, 이하 '원칙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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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무·저해지 상품 관련 회계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복수 보험사들이 예외모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제시한 방안을 적용하면 당장 수익성·건전성의 타격이 크고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함께 영업 경쟁력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계리 법인을 통해 무·저해지 보험 상품의 해지율 적용 모형을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 이미 복수의 보험사는 당국이 원칙으로 정한 로그-선형 모형 대신 예외모형(선형-로그) 적용을 결정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모형과 예외모형(선형-로그)은 곡선의 가파르기 차이가 있다. 선형-로그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해지율이 낮아져 보험사의 충격이 덜하다.
당국은 예외를 열어주는 대신에 감사보고서, 경영 공시에 원칙모형과의 차이를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예외모형을 선택한 모든 회사에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계리법인의 감리 근거를 신설해 외부검증의 적정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어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그럼에도 예외모형 선택을 결정한 보험사들은 "무·저해지 해지율 모형 변경만으로 손실계약이 늘어나고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킥스비율(자본건전성)이 크게 하락한다"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킥스 방어를 위해 연이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원칙모형을 선택하면 추가적인 자본 확충에 따른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당국은 평균 20%포인트 하락의 킥스 비율을 예상했지만 회사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험사들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예외모형을 선택할 경우 원칙모형과의 CSM, 킥스차이, 당기순이익 차이 등을 별도 공시해야 하는데 오히려 시장에 혼선을 주거나 원칙보다 더 좋은 실적이 나올 경우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험료 인상도 보험사들이 모형을 고민하는 요인 중의 하나다. 원칙모형은 해지율을 낮게 잡기 때문에 보험료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보험료가 종전보다 두 자릿수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만약 상당수의 보험사가 예외모형을 선택할 경우 원칙모형을 선택한 보험사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생각보다 해지율이 높게 나올 경우 예실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예실차는 예측된 손익과 실제의 차이인데 해지율이 높으면 예상보다 이익이 더 많아진다. 금융당국은 "너무 보수적이라 이익이 더 많이 생길 거라는 의견도 있는데 향후 몇 년은 예실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아직 결산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모형선정을 더 고민할 것으로 본다"면서 "원칙모형을 선택했더라도 향후 영업 환경에 따라 모형을 바꿀 수도 있는 등 보험사 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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