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영국 총리와 래미 장관(왼쪽) .AP=연합뉴스 |
영국 제1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가 노동당 정부 인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과거에 한 모욕적 언사를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베이드녹 대표는 6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당 대표 취임 후 첫 주간 총리질의(PMQ)에서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9월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을 때 외무장관이 모욕적인 언급에 대해 사과할 기회를 가졌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가 사과하지 않았다면 총리가 지금 대신해 그렇게 하겠느냐”고 재차 질문했다.
앞서 키어 스타머 내각의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은 노동당의 평의원 시절이던 2018년 “트럼프는 여성을 혐오하는, 네오나치에 동조하는 소시오패스일 뿐 아니라 국제질서에 큰 위협”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스타머 총리는 올해 9월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래미 장관과 함께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회동 중 상세한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타머 총리는 베이드녹 대표의 질의에 “글로벌 중대 현안을 논의했고 건설적인 자리였다”고만 말하고 사과 여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이에 베이드녹 총리는 “총리가 외무장관의 발언에서 거리를 두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동당원들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미국행을 계획했다가 트럼프 측에 고소된 일을 언급하며 “학생이 하는 것 같은 정치를 넘어서라”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에 “우리는 수십 년 내 가장 변덕스러운 세상에서 사는 것 같다”며 “우리가 다른 상황 속에서도 단단히 다져진 강력한 (영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되자 성명을 내 “역사적 승리에 축하드린다”며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서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기업이라는 공유된 가치를 수호하는 데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축하했다.
막말의 당사자인 래미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영국은 미국의 가장 훌륭한 친구이며 양국은 80년 이상 대서양 건너 특별한 관계를 소중히 여겨 왔다”며 “트럼프 당선인과 J.D 밴스(부통령 당선인)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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