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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코미디 리벤지' 권해봄 PD가 말하는 개그·코미디언[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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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 이진호 논란 심경과 무편집 이유
"코미디언들에 대한 리스펙, 많은 분들이 알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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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코미디 리벤지'를 연출한 권해봄 PD가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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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권해봄 PD가 '코미디 로얄'에 이어 '코미디 리벤지'까지 공개하며 자체적으로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수위에 대한 비판 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코미디언들에 대한 리스펙이 생겼다는 반응만으로도 자신의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코미디'에 대한 본인만의 소신도 전한 권해봄 PD다.

권해봄 PD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리벤지'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출을 맡은 그는 프로그램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코미디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5일 6회 전편 공개된 '코미디 리벤지'는 코미디 왕좌를 두고 22명의 희극인들이 6개의 팀을 이뤄 경쟁하는 코미디 쇼다. 전작인 '코미디 로얄' 우승팀 이경규 팀(이창호, 엄지윤, 조훈)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대거 참여해 복수전을 펼친다. 문세윤 황제성 이상준 이용진 곽범 이선민 이재율 신규진 등이 앞선 시즌에 이어 그대로 출연했으며 박나래 김용명 이진호 신기루 임우일 김해준 김경욱 박세미 김지유 송하빈 등이 새롭게 참여했다.

시즌1에 이어 달라진 새 시즌까지 새롭게 선보인 권해봄 PD다. 그는 "시즌1은 코미디에 특화된 선수들이 '코미디'로 붙어보자는 기획 의도로 시작해 다섯 명의 마스터들이 팀원을 꾸려 각자의 스타일대고 대결을 펼치는 구성이었다. 반면 시즌2는 절대자인 이경규가 전체적인 판을 벌이고 기획까지 나섰다는 점에서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코미디 리벤지'에서는 따로 팀장과 팀원의 구분을 두지 않았다. 스타일이 맞는 코미디언들끼리 자체적으로 팀을 결성해 각 라운드의 미션을 소화하며 자신들의 능력치를 발휘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에 박나래 이상준 황제성이 소속된 '산딸기'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리벤지'라는 프로그램에 걸맞게 앞선 '코미디 로얄'에서 화제성과 혹평을 동시에 얻었던 '잔나비정상'(이선민 이재율 곽범) 팀이 결승까지 올라가며 의미를 더했다.

이경규 팀을 제외한 총 18명이 3명씩 6팀으로 나눠 경쟁에 참여했다. 출연진 구성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권 PD는 "''코미디 로얄' 때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리벤지 매치를 하고 싶은 분들 위주로 이야기를 하면서 섭외를 진행했다. 또한 1년 사이에 새롭게 부각된 인물이나 K코미디를 대표하는 베테랑분들이 많이 참가를 해줬다"며 "각 팀의 주축인 인물이 섭외가 되면 그들이 자신과 코미디 스타일이 맞는 사람을 추천하고 의견을 공유하면서 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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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봄 PD가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 당일 논란으로 불똥을 튀긴 이진호에 관해 언급했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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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들여 꾸린 22인의 출연진이지만 시작 전부터 발목이 잡히기도 했다. 앞서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 당일 출연진 중 한 명인 이진호가 불법 도박 사실을 고백했다. 불과 한 시간 전에 SNS로 올린 사과문이었기에 충격은 배가 됐다. 이에 따라 당초 제작발표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진호가 해당 논란으로 인해 불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권 PD는 "저희는 그날 30분 전에 이야기를 들었다"며 "어떻게 상황을 파악하고 알아볼 겨를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돌발 상황에 당황스러운 건 제작진과 출연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 이들의 중심을 잡아준 건 바로 이경규였다.

"옆에서 '논란이 된 건 이진호의 사생활이고 이걸 통해서 프로그램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해줬어요. 의지가 되고 믿음이 가는 말이었죠. 상황을 파악하기 전이었지만 그 말만큼은 옳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저희가 어떻게 대처할 수 없는 부분은 아쉽죠."

실제로 제작진은 논란으로 인해 편집을 강행하진 않았다. 일찌감치 "논의 끝에 이진호의 분량을 편집하긴 어렵다"고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권 PD는 "이진호가 개인의 자격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 아니지 않나. 김용명 문세윤과 함께 팀을 결성해 출전했다. 개그는 티키타카와 합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진호를 배제하고서는 코미디가 성립이 안 되더라. 그렇다고 등촌동 메이커스 팀을 아예 배제하자니 프로그램 자체가 무너지더라. 어쩔 수 없이 편집 없이 보여드리는 것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진호에 직접 연락이 왔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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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리벤지' 권해봄 PD가 박나래 문세윤 이용진의 출연 결정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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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박나래의 출연은 좋은 의미에서 화제를 모았다. 정점에 있는 코미디언이 다시 한번 다른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출연한 데다 그가 들인 노력 등이 빛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권 PD 역시 "코미디 자체가 리스크가 있는 작업이다. 때문에 박나래 이용진 문세윤 등 큰 상도 받고 이미 스스로를 증명한 이들에게는 리스크가 있는 도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을 텐데도 무대 위에서 누군가를 웃길 수 있는 기회라는 이유로 출연을 결정해 줬다"며 "이들이야말로 천생 코미디언이지 않나"라고 밝혔다.

'코미디 로얄'에 이어 '코미디 리벤지'까지 이어오며 제작진이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바로 '개그 수위'였다. 지는 시즌1 당시 원숭이 교미 개그를 내보내 한 차례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도 여전히 선을 타는 수위에 불편하다는 반응이 종종 있기도 했다.

권 PD는 "코미디에서 제일 선을 잘 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을 넘어서면 넘어서는 대로 비판을 받지만 반대로 선에 한참 도달하지 못하면 그것 또한 재미가 없다고 평가한다"며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넷플릭스는 수위가 많이 열려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영상물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개그 표현은 15세 관람 기준 안에 있는 것들이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불편한 부분이 많이 없이 선을 잘 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원색적인 표현들이 코미디의 에센스이자 핵심 조건이라 생각해요. 불편함을 배제하기 위한다는 이유로 이를 다 없애면 코미디 자체가 죽어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코미디 자체를 해치기보다는 불편한 사람을 최소화할 수 있는 편집 방향으로 노력했어요. 실제로도 '코미디 로얄'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훨씬 줄었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반응을 살펴보는데 6회를 쭉 보는데 편하고 매끄럽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 같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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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리벤지' 권해봄 PD가 코미디언들에 대한 리스펙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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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코미디 리벤지'다. 권 PD는 "넷플릭스 차트에서 TOP 2위까지 찍었고 릴리즈 3주 차인데 7위 정도를 유지하고 있더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온라인 지표나 여러 코멘트를 보면 더 좋은 수치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미디 로얄' 때는 1위를 했는데 이번에는 1위까지는 못 해서 살짝 아쉽기도 해요. 너무 쟁쟁한 시리즈가 있어서 못 했거든요. 그래도 2위를 했다는 것 역시 많은 분들이 시청해 준 거잖아요. '흑백요리사'만큼 대박 난 건 아니지만, 코미디 콘텐츠가 귀한 시대에 순수 코미디언과 콘텐츠로 이 정도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권 PD는 인터뷰 내내 코미디와 코미디언들에 대한 애정과 소신을 드러냈다. 두 시리즈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 역시 '코미디언들에 대한 리스펙'이었다.

그는 "이 콘텐츠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부분이 코미디와 이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 대한 리스펙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먼저 '코미디 로얄'에서는 웃기는 일이 웃기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면, '리벤지'를 통해서는 코미디언의 열정과 애정을 담고 싶었다. 코미디를 한다는 건 품도 많이 들고 리스크가 큰 일인데 이들은 왜 이렇게 진심인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경규 선배의 말을 빌리자면 '코미디를 하는 것은 일생의 보람'이라고 하시더라. 그런 부분에서 '코미디언들에 대한 리스펙이 생겼다'는 반응만큼은 너무 뿌듯했다"고 전했다.

"코미디언이 웃기지 못하면 실패하는 사람이고 비난 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그런데 코미디라고 모두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타율을 높이긴 해야겠죠. 코미디언들도 비판을 받으면 위축이 될 수밖에 없지 않나요. 실패했다고 너무 원색적으로 '쟨 원래 재미없는 애'라고 재단하진 않아 줬으면 합니다. 코미디를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즐겨주고 코미디언들에 대해서는 따뜻한 마음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길 바랍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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