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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가장 익숙하고,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로 돌아왔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정지석의 이야기다.
정지석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홈경기에 출전해 19득점을 올리면서 팀의 세트스코어 3-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지석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러진 컵대회부터 리베로를 소화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경기를 뛰던 정지석에게 리베로는 조금 낯선 자리였지만, 정지석은 정강이 부상 여파로 인해 한동안 스파이크를 때릴 수 없었다. 그는 포지션에 대한 적응과 더불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정규시즌이 시작한 뒤 정지석은 계속 리베로로 출전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몸 상태가 조금씩 좋아졌다. 훈련을 통해 최종적으로 점검을 마친 정지석은 이날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자신의 주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를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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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석은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 1세트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를 선보였다. 서브 득점 2개를 포함해 1세트에만 5득점을 올렸다. 2세트 6득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정지석은 3세트 3득점, 4세트 3득점, 5세트 2득점으로 주춤했다. 하지만 정한용과 김민재 등 동료들이 힘을 내면서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
경기 후 정지석은 "포지션 자체는 다르지만, 감독님께서 리베로로 기회를 주신 만큼 경기 감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세트 때 많이 긴장했는지 2세트부터 호흡이 힘들더라. 너무 오버페이스를 한 것 같아서 내 페이스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정)한용이가 이끌어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아웃사이드 히터 복귀전에 대해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초반부터 서브 득점을 기록한 장면에 대해서는 "한용이도 알겠지만, 훈련을 하면서 지난해와 다르게 몸 상태가 괜찮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며 "코스 공략을 해봤는데, 운 좋게 (공이 라인 안에) 떨어졌다. 훈련도 했고, 이미지 트레이닝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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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로를 경험한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정지석은 리베로로 경기를 소화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그는 "(리베로는) 스스로 득점을 낼 수 있는 포지션이 아니라서 마인드 컨트롤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기량이 월등하지 않다면 (리베로는) 멘털이 중요한 자리인 것 같다"며 "리베로가 정말 힘든 자리구나 싶었다. 다른 (리베로) 선수들은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 어택 라인 안에서 리시브를 하지 못하다 보니까 실수가 많았는데, 리베로만의 룰이 낯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현대캐피탈과의) 코보컵 결승전이다. 덩신펑(등록명 신펑),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 허수봉 등 서브를 계속 때리는데, 우리는 당하고만 있는 게 좀 답답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팀 내에서 리베로로 뛰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도 있었다. 정지석은 "다른 리베로 선수들보다 기술이 특별하거나 뛰어난 게 아니라 내가 더 많은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후배들이 내가 하는 걸 보면서 배웠으면 하는 게 있었을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신났는데, 나중에는 너무 미안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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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자리로 돌아온 만큼 책임감도 커진 정지석이다. 이날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의 경우 당분간 부상으로 나설 수 없고, 모라디 아레프(등록명 아레프)는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그래도 정지석은 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난 정한용이 있어 외롭지 않다. 이날 정한용은 2024-2025시즌 1호 트리플크라운(백어택·블로킹·서브 득점 각각 3개 이상)의 주인공이 되면서 정지석의 부담을 덜어줬다. 정지석은 "지난해부터 이런 상황(외국인 선수 결장)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과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우리 팀엔 정한용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또 정지석은 "한용이가 왼쪽과 오른쪽에서 모두 경기를 뛰었고, (이날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하지 않았나. 한용이는 이미 육각형 선수가 됐다. 지난해에는 (임)동혁이를 믿었다면, 올해에는 (정)한용이를 믿는다"고 정한용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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