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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지옥2' 결말이 찝찝?…요즘 OTT는 세계관 키워 스핀오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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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비밀의 숲'·넷플릭스 '길복순' 등 스핀오프 제작

연합뉴스

넷플릭스 '지옥' 시즌2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1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아 살해당하고, 그중 일부가 부활하게 된다는 흡인력 있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그리며 공개 열흘 만에 1억1천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와 지옥행을 선고받는 기준 등에 대한 제각기 해석을 내놓으며 시즌2를 기다렸지만, 3년 만에 돌아온 '지옥2'는 예상을 비껴가는 전개를 택했다. 의문을 해소할 설명을 제시하는 대신, 오히려 기존의 이야기에 새로운 설정을 덧대면서 세계관을 키웠다.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앞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시즌2는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 시작한 작품이 아니라, 이야기를 확장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세계관이 커지면, 거기서 파생될 수 있는 수많은 이야기와 캐릭터들이 생기거든요. '지옥'의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이 있습니다."

연합뉴스

넷플릭스 '지옥' 시즌2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일 방송가에 따르면 요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에서는 원작의 캐릭터나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파생작) 제작이 활발하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기생수'를 리메이크한 넷플릭스 스핀오프 콘텐츠 '기생수: 더 그레이'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던 연 감독은 단편소설 작가들과 협업해 '지옥' 시리즈 지적재산(IP) 확장의 첫걸음을 떼고 있다.

그는 여러 장르 소설가와 손잡고 '지옥'의 세계관을 확장한 여러 편의 짧은 이야기를 묶은 소설집 출간을 기획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미정이지만, 여기 실린 단편소설을 영상화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연합뉴스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티빙도 최근 스핀오프 콘텐츠 '좋거나 나쁜 동재'를 공개했다. 2017년과 2020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의 속편이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비밀의 숲' 시리즈에 등장했던 애증의 캐릭터, 청주지검 검사 서동재(이준혁 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서동재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비리 검사다. 학연도 지연도 없는지라 어차피 어느 정도 이상의 진급을 기대할 수 없으니 현직에 있을 때 많이 벌어두자는 생각에 피의자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뒷돈을 챙겼었다. 처음에는 악역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악착같이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오히려 짠해 보인다는 반응을 낳았고 '우리 동재'라고 친근하게 부르는 시청자도 있다.

드라마는 '스폰서 검사'라는 낙인 때문에 앞날이 불투명해진 서동재가 검사로서의 직무와 기회주의자의 본능 사이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비밀의 숲' 시리즈를 집필한 이수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원작의 색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3일 티빙이 공개한 '사장님의 식단표'도 스핀오프 시리즈다. tvN에서 방송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의 '서브 커플'(조연 커플)로 등장했던 남자연(한지현)과 복규현(이상이)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19금 웹소설 작가인 남자연이 자신이 쓴 로맨틱 판타지 소설의 여자 주인공에 빙의했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연합뉴스

영화 '길복순'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넷플릭스도 스핀오프 영화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세계관을 공유한 '사마귀'다.

'사마귀'는 '길복순'의 청부살인 기업인 MK엔터 소속으로 긴 휴가를 다녀온 킬러 사마귀의 이야기다. '길복순'에서 MK엔터 대표 차민규(설경구)가 길복순(전도연)과 대화하다가 "휴가 갔다"고 잠깐 언급했었다.

'사마귀' 역에는 임시완이 나서고, '길복순'의 조감독이었던 이태성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길복순'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각본에 참여했다.

스핀오프 콘텐츠는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에 비해 위험부담이 적고, 성공 가능성은 크다는 평을 받는다. 공들여 만든 프로그램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뒤집어 보면 원작에 기대는 것이 제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은 워낙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콘텐츠가 많아졌기 때문에 그냥 묻히는 작품들이 너무 많다. 이미 팬층이 형성됐고, 인지도를 확보한 작품의 스핀오프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홍보하는 데 있어서 훨씬 수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작을 모르는 시청자들의 경우 진입 장벽을 느낄 수 있고, 자칫하면 원작과 비교당해서 신선한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 쉽다"고 짚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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