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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좋거나 나쁜 동재’ 이준혁 “내가 갈란다 대검”..박성웅 “글쎄?” [김재동의 나무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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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재동 객원기자] 도종환 시인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고 설파했다. tvN이 월화드라마로 방송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의 서동재(이준혁 분)는 그런 의미에서 딱 시인 취향의 꽃이랄 수 있다.

청주지검 형사1부 검사 서동재는 요즘 참 다이내믹하게 산다. 부부장으로 승진한 후배 조병건(현봉식 분)이 스케일 큰 마약 사건에 집중하는 바람에 대신 떠맡은 ‘짬처리’ 교통사고건이 미제연쇄살인사건으로 비화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또 그 사건이 자신에게 ‘스폰서 검사’의 낙인을 찍어준 과거의 악연 남완성(박성웅 분)과 재회하도록 만들 줄은 또 누가 알았을까?

그 남완성의 입을 통해 본인이 이미 수십억대 땅부자란 사실을 알게는 됐지만 그 빌어먹을 땅문서가 남완성이 뚫어놓은 코뚜레가 분명하니 목덜미 선뜩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연쇄살인범 이경학(김상호 분) 검거에 성공하면서 전국에서 3명 뽑는 모범검사에 선정됐을 땐 낙천적인 서동재 답게 근심걱정 다 털어내고 순수하게 기쁠 수 있었다.

전미란(이항나 분) 부장검사의 명으로 맡게 된 여고생 임유리(최주은 분) 총기살해 사건. 어랍쇼?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가 남완성 아들 남겨레(김수겸 분)네? 아하, 남완성이 손을 써 제딴에 재갈 물렸다고 믿는 서동재에게 배당시켰구나! 그런데 이렇게 되면 누가 갑이지? 서동재는 성공적으로 남완성과 땅 매도계약을 체결하며 스스로 목줄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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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사건도 예사롭지 않다. 신종 마약 퍼플과 연관돼 있다. 고속버스 택배로 배송한 퍼플을 청주 공급책 최금호(한재영 분) 측이 수령해 유통시킨다. 그런데 수령자로 나선 최금호의 처남 박찬혁(허동원 분)이 약가방을 분실하고 남겨레가 이 가방을 취득한다. 남겨레는 피해자인 임유리와 함께 던지기로 팔아넘기던 중 잔여분량 일괄 처분에 나선 임유리가 거래장소에서 사살된 모양새다.

땅 매도계약을 마친 서동재는 남완성에게 큰소리친다. “마약 사건은 계속 갑니다.” 이에 남완성은 “그건 내가 알아서 합니다.”고 맞대꾸한다. 서동재는 “지랄”하며 방문을 나서고 남완성은 “시건방진 새끼”라며 서로에 대한 적의를 드러낸다.

한편 조병건은 프락치로 심어둔 박찬혁으로부터 퍼플 거래 정보를 전달받는다. 조병건은 청주지검 검사들이 총출동한 검거작전에서 서동재를 배제한다.

폐공장에서 이루어진 퍼플 거래 현장을 급습하는 검경. 하지만 조병건이 못내 잡고 싶어하던 최금호는 복부에 자상을 입은 채 현장을 벗어난다.

남완성도 발빠르게 움직인다. 아들 사건에 마약 조직이 관여했음을 알아챈 남완성은 임유리의 빈소를 찾아 그 부친인 형사팀장 임형식(임형국 분)을 자극, 박찬혁을 특정한 후 경찰의 눈을 피해 그를 납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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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작전에서 배제된 서동재는 대신 총성신고사건을 접수하고 현장을 찾는다. 문닫은 지 오래된 낡은 목욕탕. 그곳엔 퍼플제조 공장이 차려져 있었고 시신 하나가 남아있었다. 시신의 정체는 ‘강선생’으로 불리며 최금호에게 퍼플을 유통하던 강수민(박승완 분). 강수민은 임유리 사건에 사용된 산탄총에 맞아 숨져 있었다.

현장에선 어떤 지문도 남아있지 않았다. 감식반원은 약을 오래 만지면 당연히 지문이 없어질 것이고 지문이 없을 정도면 기침 정도가 아니라 폐가 완전히 망가졌을 거라 얘기해 준다.

서동재는 그 말에 스페어 볼링장 사장(박명훈 분)을 떠올린다. 임유리 건으로 만났을 당시 사장은 약품 냄새에 쩔어있었고 발작적으로 기침을 했었다. 볼링장 쓰레기통에서 건진 음료 캔에선 엑스터시 성분도 검출됐다.

서동재의 잔머리가 기민하게 움직인다. 내 사건 현장에 퍼플 제조공장이 있으며 유통책 강수민의 사체가 있고 엑스타시 원재료 2만명 분이 있다. 게다가 유력한 제조 용의자를 자신만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이 조병건 사건이랄 수 있나? 조병건이 퍼플 지방 카르텔을 일망타진해 대검 진입을 꿈꾼다고? 내가 갈란다. 대검. 들러리 설 조병건의 얼굴만 상상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서동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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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찬혁을 수중에 넣은 남완성은 이미 SNS를 통해 신상이 공개된 아들 남겨레와 함께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경찰이 강압수사로 아들을 살인범으로 만들었다. 형사팀장의 딸이 마약거래를 하다 죽은 사실을 감추려고 그랬다. 자신은 상대가 검찰이든 경찰이든 아버지의 이름으로 싸우겠다는 것이 요지다.

그렇게 대검 입성을 향한 동재의 꿈이 무르익어가는 동안에 완성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싸우겠다”는 출사표를 밝혔다. 서동재는 가만히 대검 입성의 꽃을 피우고자 하지만 남완성이란 비바람은 그치지 않을 기세다. 서동재는 남완성에게 모욕감을 줬다. 그러니 흔들리고 젖을 수밖에. 흔들리지 않고,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을까.

한편 그런 남완성의 기자회견을 보며 검사 김지희(정운선 분)는 “실망시키는 법이 없구나, 남완성!”이라 읊조려 또 하나의 악연을 예감케했다. 이 사연은 또 어떻게 풀어갈지. 서동재의 일희일비 일상이 유쾌하게 재밌다.

/zaitung@osen.co.kr

[사진] '좋거나 나쁜 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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