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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선 의지가 내부에서부터 큰 반대에 부딪히는 중이다.
대한축구협회가 또 다시 성명을 내고 정 회장의 4선을 막을 방법은 대의원총회 탄핵밖에 없다며 대의원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9월 정 회장에 불출마 선언을 요청한 적이 있다. 정 회장이 이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협회 노조는 성명에서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정 회장을 끌어 내릴 '합법적인 수단'이 없다"며 "여론과 정부의 압력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정 회장의 4선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대의원총회를 통한 탄핵의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최근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AFC 어워즈'를 국내에서 개최하며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의 형식적인 지지를 받았다.
정 회장은 지난달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AFC 어워즈 직전 취재진을 만나 "인판티노 회장께 여러가지 잘 설명했다. (홍명보)감독 선임에 관해서도 FIFA에 많이 보고했다. 거기에 대해서는 잘 이해를 못하고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결국엔 '다 축구협회 회장 책임 아니냐' 이렇게 얘기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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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의 좋은 성적, AFC 어워즈 개최, 인판티노 회장의 '립 서비스'를 기반으로 정 회장의 4선 도전 행보가 더욱 과감해질 거라는 게 축구협회 노조의 생각이다.
아울러 대한체육회 공정위에서 요구하는 4연임을 위한 객관적 조건을 모두 충족한 정 회장이 무난하게 승인 절차를 통과할 걸로 예상했다.
또 회장 선임 과정에 정부가 개입할 때 FIFA의 징계 가능성도 있다며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공언했던 거부권은 사실상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고 봤다.
정 회장은 지난달 말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4연임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연임 가능성을 계속 열어줬다.
국민의힘 소속 배현진 의원이 정 회장에게 "지난 2013년부터 11년간 축구협회장을 했다. 회장직에 다시 도전할 생각은 없나. 회장직을 계속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정 회장은 "임기가 내년 1월까지기 때문에 우선 임기를 잘 마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다각도로 고려해서 (차기 선거 출마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배 의원이 "정확하게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지금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재차 질의를 했지만 정 회장은 "다각도로 판단해서 잘 검토하겠다"는 기존 답변을 되풀이했다.
정 회장이 4선 포기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 배경엔 축구협회의 지배구조가 있다.
내년 1월 열릴 것으로 보이는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정 회장이 낙승은 물론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될 만큼 투표인단이 정 회장에 유리하게 구성된 것 아니냐는 게 최근 축구계, 더 나아가 최근 축구협회 국정감사 등을 진행한 정치권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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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K리그1 12개 구단 대표이사들, 17개 시도협회장, 프로·대학·고등·여자·풋살 연맹장 등 34명으로 구성된 대의원총회가 정 회장을 탄핵하는 게 그의 4선을 저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노조는 강조했다.
축구협회 노조는 "협회 정관에 따르면 대의원 34명 중 18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 회장의 해임(탄핵) 안건을 발의할 수 있고, 23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 회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의 리더십은 파탄이 났고, 그가 있는 한 한국 축구엔 희망이 없다"며 "대의원들은 본인의 역사적 책무를 깨닫고 현명하게 행동해달라. 정 회장의 탄핵에 앞장서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축구협회 노동조합은 지난 9월엔 정 회장에게 불출마 선언을 촉구한 적이 있었다.
당시 노조는 정 회장에게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며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몽규 집행부의 연속된 헛발질을 보면서도 '상식의 수준에서 수습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 기대에는 축구협회 구성원이라는 일말의 책임 의식도 있어 사측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문제는 없었는지 자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먼저 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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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 회장은 논란과 우여곡절 속에 새로 꾸려진 대표팀 감독과 스태프들이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끝으로 한국 축구와의 인연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나머지 산적한 개혁과제는 차기 집행부의 몫으로 남기고 미련 없이 떠나길 바란다. 노조도 일반 축구 팬과 마찬가지로 더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몽규 집행부는 이번 임기까지만 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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