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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540년 군산 하제마을 지킨 팽나무 천연기념물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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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가지정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전북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하제마을 팽나무. 군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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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에 있는 ‘하제마을 팽나무’가 31일 천연기념물에 지정됐다. 국가유산청과 군산시에 따르면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최종 가결했다.

‘하제마을 팽나무’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경남 창원의 500년 된 팽나무보다 더 오랜 541년(±50)을 살아왔다. 20m 높이의 웅장한 팽나무는 군산시 보호수이자 전라북도 지정문화재다.

이 팽나무는 주민들이 쫓겨난 군산 수라갯벌 인근 하제마을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하제마을은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협정)에 의해 미군기지 탄약고와 가깝다는 이유로 644가구, 약 2000명의 주민이 강제로 이주당하고, 주민들이 살던 집은 모두 철거되면서 마을은 텅 빈 상태가 됐다. 현재 하제마을에는 2가구가 철거되지 않고 남았지만, 항시 사람이 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곳은 매달 네 번째 토요일만은 평소와 달리 활기찬 분위기가 된다. 수십, 수백명의 지역 주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마을에 남아 있는 ‘팽나무’를 지키기 위해 모여들기 때문이다.

팽나무를 지키기 위해 군산지역과 전국의 시민들이 모여 2020년 결성한 ‘팽팽문화제 조직위원회’는 천연기념물 지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조직위는 이날 논평을 내고 “국가유산청의 이번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은 군산시민들과 팽나무를 지키고 보존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요구가 행정에 반영된 결과”라며 “천연기념물 지정 과정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있어 온 만큼 앞으로도 하제마을 팽나무를 보호와 관리에도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 천연기념물 지정은 팽나무에 끊임없이 관심을 둔 시민과 각계각층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자연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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