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30 (수)

2009년 WS 우승 퍼레이드 보던 꼬마, 만루포로 양키스 벼랑 끝에서 구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7전 4승제) 우승까지 남은 유일한 시나리오의 첫 단추를 끼웠다. 양키스는 30일 안방 뉴욕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양키스 키즈’ 유격수 앤서니 볼피의 만루포를 앞세워 11-4 대승을 거뒀다.

동아일보

뉴욕 양키스의 주장 애런 저지(맨 위)와 유격수 앤서니 볼피(왼쪽 두 번째)가 30일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점프하며 11-4 대승을 자축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저지 출신으로 2009년 양키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여덟 살 꼬마였던 볼피는 15년 후 응원하던 팀의 유격수가 돼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된 볼피는 경기 후 중계방송 해설로 경기장을 찾은 2009년 우승 당시 캡틴이자 주전 유격수였던 데릭 지터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동아일보

2009년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뉴욕 우승 퍼레이드를 지켜봤던 여덟 살 앤서니 볼피(빨간 원 안). 폭스 중계 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

앤서니 볼피(가운데)는 이날 경기 후 2009년 우승 주역이자 팀의 유격수 선배 데릭 지터(오른쪽)와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은 이날 지터와 함께 해설을 맡은 ‘빅 파피’ 데이비드 오티즈. 폭스 중계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7전4승제로 치러진 MLB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먼저 3패를 당한 경우는 총 40차례 있었는데 스윕패를 면하고 5차전이 성사된 경우는 9번뿐이었다. 일단 22.5%(40번 중 9번)의 확률을 뚫어낸 양키스는 이제 6차전 성사에 도전한다. 앞서 3패 후 5차전을 성사시킨 9차례 중 4차례는 시리즈가 6차전까지, 그중 2차례는 7차전까지 이어졌다. 그중 양키스가 꿈꾸는 3패 후 4연승을 완성한 건 2004년 아메리칸리그챔피언십에서 양키스를 잡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따낸 보스턴이 유일하다.

1~3차전에서 다저스 선발진을 상대로 16과 3분의 2이닝 동안 3점을 뽑는 데 그쳤던 양키스 타선은 이날 선발 없이 ‘불펜 데이’를 선언한 다저스 마운드를 9안타(3홈런)로 두들겼다. 양키스가 이날 뽑은 11득점은 1~3차전 득점(7득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동아일보

프레디 프리먼이 30일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1회초 2점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키스는 이날도 전날의 악몽에 시달리는 듯했다. 1~3차전 모두 홈런을 날리며 월드시리즈 연속홈런 최다 타이(5연속 홈런) 기록을 썼던 다저스의 프레디 프리먼이 1회초 첫 타석부터 2점 홈런을 날리며 최다홈런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프리먼은 양키스 선발투수 루이스 길이 던진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공은 프리먼이 전날 3차전 1회초 첫 타석에서 날린 홈런과 거의 같은 곳에 떨어졌다.

하지만 ‘패배=시리즈 종료’의 벼랑 끝에 양키스 타선은 무기력하게 끌려갔던 1~3차전과 달랐다. 양키스는 2회말 알렉스 버두고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볼피가 홈을 밟아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볼피는 3회 말 만루포를 터뜨리며 팀에 5-2 리드를 안겼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프리먼에 10회말 연장 끝내기포를 내준 이후 내내 다저스에 끌려가던 양키스가 처음으로 리드를 되찾아온 순간이었다.

동아일보

3회말 역전 만루포를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는 앤서니 볼피. 뉴욕=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찌감치 만루포가 터지면서 무기력했던 양키스 타선은 불을 뿜었다. 다저스는 5회에 다시 2점을 따라붙어 5-4까지 추격했지만 양키스는 6회 오스틴 웰스의 솔로포로 1점 더 달아난 뒤 8회 5점을 뽑는 빅이닝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8회 빅이닝의 시작에도 볼피가 있었다. 볼피는 8회 1사 후 좌전안타를 친 뒤 상대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타구를 느긋하게 처리하는 틈을 타 2루까지 돌진했다. 단타성 타구였기에 에르난데스가 2루수 개빈 럭스에게 뒤늦게 송구한 공도 볼피보다 먼저 2루에 도착했다. 대기하고 있던 럭스는 공을 잡아 볼피를 어깨를 태그했다. 하지만 볼피가 워낙 강하게 2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서 럭스의 글러브 속 공이 바깥으로 튀어 나갔다.

동아일보

앤서니 볼피(왼쪽)가 8회말 공격에서 2루로 슬라이딩해 들어가면서 미리 공을 받고 태그아웃을 준비하고 있던 다저스 2루수 개빈 럭스의 글러브 속 공이 튕겨 나가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후 양키스는 웰스의 볼넷으로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더블스틸로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볼피는 이어진 버두고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았다. 양키스는 이어진 글레이버 토레스의 3점 홈런, 후안 소토의 2루타에 이은 애런 저지의 적시타로 5점을 추가하며 11-7까지 달아났다. 3차전까지 12타수 1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저지는 이날 월드시리즈 첫 타점을 신고했다.

월드시리즈 5차전은 31일 오전 9시8분 양키스타디움에서 이어진다. 1차전 선발이었던 게릿 콜(양키스)과 잭 플레허티(다저스)의 리매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