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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프 시장은 코로나19 기간 급격한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거품이 빠지면서 용품사들이 ‘재고’ 물량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마하골프의 한국 에이전시인 오리엔트골프를 이끌고 있는 이갑종 회장은 골프업계에서 마케팅의 귀재로 불린다. IMF와 금융위기 파고를 넘었고,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회장은 “사업을 하다 보면 항상 위기가 있다. 평탄하게 가는 길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는 페달을 계속 밟아야 안 쓰러진다”면서 “골프 경기가 어려운 때이지만 더욱더 마케팅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초동 예술의전당 맞은편에 있는 오리엔트골프 사옥에서 이갑종 회장을 만났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에서 야마하골프 사업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1996년 당시 야마하 한국 총판이 금호주식회사였다. 오리엔트골프는 서울 지역 총판을 하고 있었는데 금호가 골프 사업을 정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금호에서 야마하의 한국 사업도 매각하려 했고 이를 인수했다.
야마하 한국 총판을 인수하자마자 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인수를 후회하지는 않았나. 후회할 정신도 없었다.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갈지만 고민했다. 맨주먹에 사업을 시작해 빚이 많았다. 당시 사채이자가 연 25%에 달했다. 은행이자도 12%였다. 정말 악전고투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왔을 때도 힘들었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항상 위기가 있다. 평탄하게 가는 길은 없다.
지금도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나. 지금은 골프업계 전체가 어렵다. ‘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환율도 높고 소비도 줄었다. 반대로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그런 호황이 없었다. 수요가 폭발해 공급이 부족할 정도였다. 공장에서 물품을 만들 자재가 없었다.
연 매출이 2020년 363억 원에서 2022년에는 1000억 원을 넘겼다. 코로나19 특수도 있었지만 야마하골프의 강점과 마케팅 전략도 함께 작용했을 것 같다. 3주동안 써보고 마음에 안 들면 이유 불문 환불해주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다. ‘리믹스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품질보증판매 마케팅을 2년 반 정도 했다. 보통 인생을 여행에 비유한다. ‘원정대’는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리믹스 원정대에는 모두 3만 명 정도가 참여했다. 마케팅 비용으로 이익은 줄었지만, 성과가 있는 마케팅이라면 얼마든지 비용을 아끼지 않고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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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사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신용이다. 진부한 말이지만 신용이 가장 중요하다. 내 이익만 추구하면 안 된다. 특히 대리점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골프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대리점이 어려워지고 있다. 대형 유통사들이 가격파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점들은 현금흐름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도매가 이하로도 판매가 가능하다.
일반 대리점이 대형 유통사와 경쟁하려면 수익을 낼 수 없다.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야마하를 판매하는 대리점들 덕분에 오리엔트골프가 유명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도매가 이하로 파는 곳과 1년간 거래를 끊기도 했다. 우리는 상도의를 중요시하며 지키려 한다.
야마하골프채의 특징은 무엇인가. 야마하그룹에서 만든 골프클럽은 혁신적인 기술이 탑재돼 있다. 성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으로 골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골퍼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클럽 라인을 제공한다. 초보자부터 프로, 장년층까지 모두가 최상의 플레이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지난 6월 여성 클럽 ‘씨즈(C’s)’의 2025년형 신제품이 출시됐다. 씨즈는 2017년 처음 한국에 출시 되자마자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씨즈는 여성 골퍼에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설계돼 편안한 그립감과 스윙을 제공한다. 이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플레이 스타일을 고려한 결과다. 기술력은 씨즈의 큰 장점이다.
씨즈는 여성 클럽 중 최대 관용성(MOI)을 자랑한다. 여성 골퍼들이 미스샷 없이 쉽고 정확하게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다. 클럽의 성능은 기본이며 세련된 컬러화 디자인도 돋보인다. 야마하라는 브랜드의 신뢰성도 씨즈의 인기에 중요한 요소다.
여성 클럽 페미나 역시 오랫동안 국내 골프클럽 풀세트 판매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스테디셀러다. 20년간 탄탄한 수요층이 형성된 페미나는 처음 골프를 시작하는 여성 골퍼나 가벼운 클럽을 선호하는 골퍼들에게 안성맞춤으로 이미 유명해졌다. 특히 코로나19 특수 상황에서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더욱 늘었다.
야마하골프는 타구음에도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야마하골프만의 최적 타구음은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나. 야마하는 세계 정상급 뮤직 사운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야마하골프는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사운드의 주파수를 찾아 그 주파수를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타구음의 성질을 분석하기 위해 고급 장비를 사용해 다양한 샷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측정하고 분석한다. 클럽의 헤드와 샤프트에 사용되는 재료는 타구음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야마하는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고 각 재료의 음향적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조합을 찾는다. 클럽의 구조와 디자인도 타구음에 영향을 미친다.
옥외 광고 등 국내에서 진행되는 골프 광고 및 마케팅 대부분이 야마하골프에서 처음 시도한 것들이 많다. 야마하의 모기업이 모토사이클로도 유명하고 악기로도 유명하다. 악기는 광고를 거의 안 한다. 물건을 최고로 만들면 팔린다는 철학이 있다. 하지만 야마하 골프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다. 혼마, S야드 등 수입만 하면 잘 팔리는 일본 골프 브랜드와 달리 야마하골프는 한국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광고 마케팅 공부를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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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마하골프 관계자들도 한국 야마하의 마케팅에 감탄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포국제공항에 광고판을 세우기도 하고, 짐 찾는 곳에 광고를 내기도 하며 한국서 야마하골프를 알렸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 사람들이 이를 보고 깜짝 놀라 일본 야마하에 알렸다고 한다. 일본 야마하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이를 보고 입이 딱 벌어지더라. 이때부터 야마하골프 마케팅을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잘하고 있다는얘기가 나왔다.
골프 시장이 지난해부터 침체하기 시작해 올해 거의 모든 브랜드가 역신장을 기록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야마하골프는 배우 이민정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자전 거는 페달을 계속 밟아야 안 쓰러지고 간다. 판매활성화가 중요하다. 브랜드 노출은 꾸준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민정 배우의 이미지가 우리 브랜드와 잘 맞았다.
10월부터 2024년 리믹스(RMX) VD/X 아이언은 제품을 구매 후 3주 이내에는 단순 변심만으로도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한 ‘품질보증제도’를 시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만큼 제품에 자신감이 있어 진행할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리믹스 VD/X 아이언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인가. 리믹스 VD/X는 가장 애착이 가는 채다. 너무나도 좋은 채인데 기능과 외형이 기존 제품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주저한다.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이고, 제품의 품질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기 위해 품질보증제도를 이용했다. 고객이 직접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리믹스 VD/X 아이언의 혁신적인 특성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한국 골프 시장, 한국 골퍼의 특성이라면. 한국 골퍼들은 지나치게 오버 스펙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단조채를 사용하고 스틸 샤프트를 많이 사용한다. 자신들의 기량보다 더 어려운 채를 쓴다는 얘기다. 자기 능력에 맞는 골프채를 골라야 골프를 쉽고 재미있게 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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